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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광화문 - 어비스Abyss
2018. 2. 19. 11:19킁 출입문이 너무 등 뒤로 바투 붙어있어안쪽에 앉았는데 옆에 손님이 들어오면 화장실 갈 때 잠시만요^^; 해야하지만 전반적으로 가게는 아늑하니 이뿌다. 올드파를 쓴 토디. 나쁘달 건 없었는데 집에선 차를 우린 물에 토디를 해먹어 버릇하니물을 넣은 건 이젠 좀 심심하다... 솔티독...싱겁고 묽은 와중에 보드카 술맛이 났다. 맛은 괜찮냐고 물어보시면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고조정을 해볼랬는데 아무 말이 없으셔서... 그냥 조용히 나왔다. 토디에 물 대신 차를 넣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었는데 흠 여러모로 아쉬울 따름. 아,고급스레 꾸민 실내 분위기를 못 따라오는 것 같은 못생긴 잔도 좀... 좀 그래서 눈이 계속 갔다. 텐더와 코블러, 핸드앤몰트로 힙한 내자동 골목에 새로 생긴 바. 들어서는 발걸음이 ..
막걸리 - 이상헌 탁주
2018. 2. 18. 17:16이가수불(주) - 이상헌 탁주(500ml, 19% ABV) 수기로 적힌 번호, [72 - 17/65]는 배치 넘버라고 한다.72번째로 생산한 65병 중 17번째 병이라는 뜻! 뒷면 라벨이 참 시원시원하게 써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원료는 오직 쌀, 국, 물이고유통기한은 병입일부터 3개월까지. 살짝 누르스름한 빛깔에 눈으로 보기에도 꽤나 진득한 질감. 비싸서 괜히 좀 얄미운데 도무지 흠잡을 데 없이 맛있어서 왠지 분했던(?) 막걸리. 남치니를 졸라 롯데백화점 지하에서 3.3만원에 사오면서 혹여라도 맛이 없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여타 프리미엄 막걸리처럼 너무 달면서 부담스레 꾸덕(동정춘)하지도, 맛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강렬(미인/호모루덴스)하지도 않으면서 심지어는 급하게 차린 음식과도 맛이 부딪히지도 ..
이태원/경리단 - 안씨막걸리
2018. 1. 26. 17:03수비드한 버섯과 돼지고기로 속을 채우고 버터 가루를 뿌린 먹물 오징어 순대! 개당 3천원인 한입거리 안주들. 굉장히 공들였단 인상을 팍팍 받았다. 특히 오른쪽은 버섯과 마늘쫑 등을 간장에 절여서케일로 말아 솔잎 훈연하고 고체 들기름까지 올린(ㅎㅎㅎㅎㅎㅎ) 음식인데 넘모넘모 맛있었다 진짜 넘모...입 안에서 촉촉 간간한 맛과 향이 사르르.... 기껏해야 뭔가를 볶고 굽는 정도의 조리법에만 익숙한 내게는이 정도면 작품이다... 라는 인상. 자색 고구마(개당 천원) 으깨서 튀긴 고구마 위로 직접 만든 고추장 소스?를 올린 것. 설명을 잘못 들었나, 고추장이라기보다는 고구마 소스 같았다. 오... 두 가지 식감의 대조가 재밌는 맛. 직접 무친 나물 세종(3천원)가지 고지? 고사리나물, 돌나물. 내가 음식은 잘 ..
막걸리 - 호모루덴스
2018. 1. 26. 13:35산수양조장 호모루덴스(생탁주, 500ml, 12% ABV) 호모 루덴스는 유희의 인간, 유희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란다. 어디서 들어봤더라했더니소싯적 언어영역 지문에서 봤던 것 같다. '유희' 두 글자 보고나니춤추는 남녀의 그림이 좀 야해보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음란마귀가 꼈나. 원료는 쌀, 물, 효모, 종국. 500ml 중 30%가 쌀이면 거의 밥 한공기 분량일듯.ㅋㅋㅋㅋㅋㅋ.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단맛이 없는 술. 버섯/장류의 쿰쿰함, 시큼한 청사과 향, 거기에 짠맛까지 다 있는데 어쩜 딱 단맛만 없다. 탄산은 없고 질감/무게감도 보통 정도. 좋게 말하면 고운 곡물맛 바탕의 깔끔한 감칠맛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입엔 맛있다고 하기 어려웠다. 백련 미스티에서 느꼈던 곰팡이/먼지맛 같은 쿰쿰함도 있는..
막걸리 - 산수 동정춘
2018. 1. 26. 11:43산수양조장 동정춘(생탁주, 500ml, 8% ABV) "병 속의 향기는 방에 가득하고 술잔의 빛은 문창에 비친다좋은 이름을 붙이고 싶을 뿐 술의 양은 묻고싶지 않네 -동파" 라는 시구가 아래 적혀있다. ㅎ.ㅎ 재료는 오직 물, 쌀, 국.쌀이 50% 이상 들어간 게 특기할 만 하다. 보통 프리미엄 탁주라고 하는 것들의 거의 두배라고. 마치 녹은 아이스크림 같은 맛이라는 설명을 듣고 호기심이 동해 주문해 본 막걸리. 잔에 따를 때 흐르는 모양이 벌써 꾸덕한 것이, 물(45%)보다 쌀(50%)이 더 많이 들어간 티를 냈다. 질감도 단맛도 낮고 묵직하다. 경박하지는 않은, 곱씹는 재미가 있는 바닐라/밤/꿀 등의 향이 깃든 단맛이지만 달달한 술을 즐기지 않는 취향 탓인지 음식에 곁들이거나 여러 잔 편히 들이키기는..
한남동/이태원 - 돈패닉
2018. 1. 25. 16:02✨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마시는✨ 에스프레소 마티니 아드벡이랑 깔루아를 넣은 에스프레소 마티니. 워낙 피트를 좋아해서 그런가, 위화감 하나도 없이 맛있었다... 커피 들어간 신박한 걸 요청해서 나온 즉석 음료. ㅎㅎㅎㅎㅎ. 아드벡, 라임, 디사론노, 커피에다가토닉워터를 채워넣은 건데 음????? 체리향 새콤한 게 미국 사탕 같았다.어렸을 때 군것질하는 기분이라 재밌었던 음료ㅎㅎㅎㅎ. 암만 서울이 큰 도시라지만 낮부터 술을 홀짝일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다. 더군다나 통유리창으로 스미는 햇볕을 쐬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곳은 확실히 드물다. 요새 핫한 우사단로, 낯설고 예쁜 상점들 사이의 돈패닉은 그런 점에서 매력적인 곳이다. 언덕을 올라가는 수고만 감수한다면 팔자 좋은 한량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다채로운 ..
【 셰리 캐스크 】 에 관해서: 아몬티야도 캐스크 숙성 위스키가 드문 이유
2018. 1. 24. 11:41읽기 전에 라고 하면 당연히, 셰리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에다 숙성을 한 위스키를 가리키는 줄로만 알았다. 아마 나 말고도 많이들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짐작한다. 왜냐면 소테른, 사시카이아, 에르미따주 등 여타 와인 캐스크들의 경우엔 시판용 와인을 빼내어 병입하고 남은 오크통에 위스키를 숙성하는 게 거진 들어맞는 말이니까. 근데 셰리는... 셰리는 전혀 아니다. 셰리 와인을 담았던 캐스크는 ('솔레라 방식'을 안다면 짐작할 수 있듯) 워낙 귀한지라 셰리 업계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 탓에, 규정상 셰리 와인이라고 부를 수만 있게끔 만든 술로 1-2년쯤 살짝 축인 캐스크를 위스키 숙성에 쓴다.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위스키에서의 '셰리 캐스크'는: 오크통을 적실 목적으로 담은 술이라 판매할 수준은 안 되고, ..
맥주 - 드몰렌, 선앤문
2018. 1. 19. 17:08Brouwerij de Molen - Sun & Moon (330ml, 10% ABV) 영국 Tempest Brewing와의 합작품. 'Umami' 임페리얼 스타우트라는데,우마미는 '맛있다'라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로,'감칠맛' 또는 savoury taste를 뜻하는 말이라네요. 그냥 한 번 찍어본 라벨 사진.12월에 사 마신 술인데 7월 제조이니까 뭐 나뿌지 않다. 뭘 믿고 감칠맛이라는 말을 썼을고...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소된장, 표고버섯, 미역이 들어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꼽만큼이겠지만 그래도 넘 기발한 것이다ㅋㅋㅋㅋㅋ 미소 된장, 표고 버섯, 미역이 들어간 임페리얼 스타우트!!! 향은 짭짤한, 간장풍의 여느 임페리얼 스타우트 같으면서 탄내, 탄 커피콩 향..
맥주 - 드몰렌, 매직 앤 트릭
2018. 1. 19. 16:56Brouwerij de Molen - Magic & Trick (330ml, 8.4% ABV) 매직 락 브루잉이라는 영국 양조장과 같이 만든 맥주. 오, 안그래도 마시면서 이거 오렌지 주스같다고 생각했는데지금 찾아보니 Vermont Style IPA는 juicy한 맥주를 뜻한다고 하네요. ㅎㅎㅎㅎㅎ! 작년 12월에 마신 술이니 6월 제조면 뭐... 신선하달 건 없겠지만 나쁘지도 않았다. 원료는 물, 보리맥아, 홉, 효모, 귀리맥아, 옥수수플레이크, 귀리플레이크. 향이 마치 쌉쌀한 자몽 좀 섞어 넣은 오렌지 주스 같았던 맥주. IPA라는데 홉은 시트러스풍의 향만 냈는지 그닥 쓰지 않았고 맛이 고소짭쪼름했다. 탁한 빛깔만큼 살짝 진득, 도톰한 느낌도 있으면서 부드럽다. 부유물이 좀 돌아다니는 게 눈에 띄고 ..
연남동 - 산왕반점
2017. 12. 27. 17:14기름기 촉촉 바삭바삭한 멘보샤(새우튀김빵) 왜인지 대표메뉴격으로 유명한 멘보샤(8천원) 1년 전만해도 퍽퍽/담백함에 걸쳐있었던 정도로 기억하는데요새는 빵에 제법 기름기가 반질반질하다.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환영이지만이곳의 멘보샤를 좋아하던 친구는 약간 아쉬워했다. 고추잡채(1.5만원) 아 진짜 속 시원하게 맛있었다.뭐 짜거나 맵거나 비리거나 질기거나 거슬리는 점 하나 없이따끈따끈 육즙 자르르 개운매콤... 꽃빵도 쫀득하니 밀가루 특유의 달콤폭신함이 좋다. 물만두. 그냥 후루루 속 편안한 맛.나쁘진 않은데 여기선 다른 요리 먹는게 만족도가 더 높은듯. 아주 소박한 기본찬이지만 식기가 깨끗하고반찬도 시들한 부분 없이 아삭아삭하다! 분수에 맞지 않게 부어라 마셔라 돈을 써제끼는 한 해를 보냈더니 연말인..
신촌 - 모어댄위스키
2017. 12. 26. 17:38네그로니 가니시가 살짝 의아한 건 둘째치고라도 시면서 밍밍한 느낌(???)이었던 김렛.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우면서바디가 부들부들하거나 날카롭거나를 바라는 건데아 역시 어려운 칵테일이구나... 싶었다. 러스티 네일... 아무튼, 처음 방문했을 때, 동행이 칵테일이라곤 진토닉밖에 모르는 친구였다.내게 계속 이건 뭐야? 저건 뭐야? 이거랑 저건 무슨 차이야? 묻길래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걸...껄...? 아 전문가한테 물어봐;;' '아님 어떠어떤 맛이 먹고 싶다고 말하면 돼' -등등으로 이야기했었는데 앞에 서 계신 바텐더님이 일절 관여를 안 하셔서 좀 의아했다... 인스타 친구들은 종종 여길 가던데,이곳의 매력이 무언지 궁금하다. 킁. 바bar가 서비스업에 속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조건 사근사근한 친절..
홍대 - 리틀빅
2017. 12. 20. 16:25헨드릭스, 안티카, 캄파리. 좋은 것만 넣(었는데 내 입맛에는 다소 달고 눅진했던) 네그로니. 헤네시에 코앵트로, 생크림 그리고 패트론 카페가 쓰인 브랜디 알랙산더. 잘 가다듬으면 뭔가 엄청 괜찮은 게 나올 것 같은 방향이었다.ㅎㅎㅎㅎㅎ. 한 번 가서 잘은 모르지만 또 방문하고픈 매력을 못 찾은 곳. 옛 리포카 맞은 편, 큰길가에 있으면서도 살짝 골목 안쪽으로 아늑하게 묻혀있는 바bar다. 어둑어둑한 조명에 벽과 술장을 나무로 짜넣은 조용한 가게 내부는 새 가게같지 않게, 제법 포근한 분위기이고 외부의 화장실도 쾌적한 경험을 제공하려 신경쓴 티가 많이 난다. 이미 단골인 것 같은 손님들이 편안한 표정으로 술과 대화를 나누는 풍경까지도 훈훈한데, 내게는 가장 중요한 칵테일 맛이 낯설고 어려웠다. 칵테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