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양조장 동정춘(생탁주, 500ml, 8% ABV)
마치 녹은 아이스크림 같은 맛이라는 설명을 듣고 호기심이 동해 주문해 본 막걸리. 잔에 따를 때 흐르는 모양이 벌써 꾸덕한 것이, 물(45%)보다 쌀(50%)이 더 많이 들어간 티를 냈다. 질감도 단맛도 낮고 묵직하다. 경박하지는 않은, 곱씹는 재미가 있는 바닐라/밤/꿀 등의 향이 깃든 단맛이지만 달달한 술을 즐기지 않는 취향 탓인지 음식에 곁들이거나 여러 잔 편히 들이키기는 쉽지 않았다.
어마어마하게 드라이했던 호모루덴스와 같은 양조장에서 나온 술이라는 게 재미있었다. 양조장 대표가 두 제품을 섞어 마셔도 좋다고 했다는데, 아니 그냥 애초에 둘을 섞어서 적당하게 만들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소매가는 대략 1.2만원, 주점에서의 구매가는 2.7만원. 나쁘진 않았지만 딱히 훌륭하다 싶지도 않았던 술. 그래도 소매가가 비싸지 않으니 담번엔 호모루덴스랑 세트로 사서 섞어 마셔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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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어. 막걸리는 꿀떡꿀떡 넘기는 맛인데 프탁들은 본분과 주제를 잊고 넘모 복잡한 맛을 추구함. 그러니까 밸런스도 안 맞고 첫 모금부터 힘든 것 같음.
디저트 와인을 메인에 곁들인 격이네요. 이게 아니더라도 모든 프탁들이 페어링된 메뉴가 아니라면 궁합이 나쁜거같아요. 기존 식문화에 없던 새로운
장르나 마찬가지니까요. 술 자체의 완결성만 따져서 만들고(사실 그 완성도조차 갈길이 멀지만) 나서 보니 기존 막걸리 안주나 양식 문법과 맞지 않아서 생기는 불협화음 같은 거. 막걸리는 기름기를
씻어내리는 느낌이라 대부분의 지짐메뉴들과 잘 어울리지만 동일한 방식으로 프탁을 써먹진 못하죠. 그릴메뉴 흥하기 이전엔 아일라도 호불호 심히 가리는 메뉴였고, 브랜디도 아직 식후주 이상의 개념을 갖추지 못했구요. 뭔가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던가 조합을 포기하고 단독소비, 아니면
어느 한 특성을 죽여서 음식과 조화를 맞추는 방향으로 가야겠죠. 근데 와인의 경우를 보면 술을 죽이는 방향보단 음식이 거기에 맞추는 게 일반적인 것 같네요. 프탁이 디저트와인이나 브랜디와 방향적인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몇자 붙여봤습니다.
안달고 그나마 좀 프탁치곤 묽은 질감이라 그런거 아닐까요 ㅋㅋㅋ 처음 이상헌 마셨을때의 충격을 아직 잊을수가 없네요. 그게 또 별나게 상태가 좋아서 맛의 균형이 정말 좋았었거든요. 이젠 마셔도 그정도 감흥은 없다보니 냉정히 생각했을때 질감이 진해서 와인처럼 곁들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프탁만 생각해보면 삼양춘탁주, 이상헌탁주가 가성비랑 접근성으로 따졌을 때 가장 제 취향이더라구요. 내외주가 탁주나 소규모 자가제조 석탄주/백화주 같은거도 있는데 이건 먹고싶을 때 구할수 있는게 아니라서 마음접었숩니다. 저한텐 이게 가장 중요한 요소거든요. 그래서 프탁이고 뭐고간에 느린마을이 정점이고 그 밑으로 금정산성 칠곡 도문대작 정도인거 같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