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청주 - 경주법주(원컵)
2016. 3. 10. 11:45법주가 뭐지?하고 신기해서 사본 술. 마침 양도 적당하니 딱 한 컵 분량으로 나온 것이 귀여웠다. 그치만 뒷면을 자세히 살펴보니 식품 유형이 청주로 분류되어 있었다. 검색해보니 이 제품은 진짜 authentic한 순수 법주라고 보기는 어렵고 청주에 가깝다는 것이 인터넷의 여론이었다. (법주는 빚는 시기와 방법이 모두 정해져있어 '법주'라는 말도 있었다. 전통 법주는 토종 찹쌀을 구기자 뿌리가 담긴 우물물로 죽을 쑤어...호로로ㅗㄹ한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강렬한 술이라고 한다.) 부담없이 자주 마시는 건 맥주지만 관심은 국산 곡주에 더 많은 편이라, 제대로된 법주를 맛봐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아무튼, 색은 옅은 미색이고 향은 일본/국산 청주와 유사한 특유의 소다향이 난다. 이게 쌀에서 나는 ..
맥주 - 싱하Singha
2016. 3. 9. 00:36저녁 식사. 먹음직스러운 사진은 아니지만...나물의 씁쓸한 향 + 구수한 들기름 향 + 간장소스의 간간함+ 보리밥의 질감까지 포용해주는 싱하에 박수b 라거, 그러니까 페일라거의 미덕은 튀지않는 맛, 어떤 음식에도 적당히 어울리는 맛인 것 같다. 걍 밥 먹다가 맥주가 생각날 경우, IPA나 필스너, 스타우트를 뜯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고기 볶음, 만두, 나물비빔밥, 두부조림, 떡볶이... 대충 어디에나 어울리는게 라거의 매력인 것 같다. 그러니 라거 종류는 기본으로 냉장고에 항시 구비해 두어야 한다(진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타이요리와 자주 먹어서인지, 싱하SINGHA는 어떤 음식과도 부대끼지 않는 이미지다. 다소 연한 빛깔처럼 첫 맛에 가볍다, 부담없다는 느낌이 든다. 씁쓸, 쌉쌀, 달달하게 툭 ..
홍대 - 김씨네 심야식당
2016. 3. 8. 00:23시원한 위스키 하이볼. 군침돌지 않나요? 친구 카메라로 찍은 소고기 데리야키. 어... 디카를 살까... 다른 블로그에서 마주친 하이볼 사진이 계속 눈에 아른아른해서, 친구를 꼬드겨 일과를 끝내고 저녁 늦게 들러본 심야식당. 거하게 마시기보다는 그냥 맛있는 거 앞에 놓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수다를 떨고 싶었는데, 적절한 선택이었다. 식사류는 단촐하게 서너가지, 안주류는 다양하게 있었다. 데리야키가 대표 메뉴인 것 같은데, 불? 훈제? 향이 식욕을 돋우긴 했지만 워낙 단 음식을 안 좋아하는 편이라 달근한 소스의 데리야키는 그냥 그랬다. 계속 맨밥 생각이 나서, 훨씬 저렴한 데리야키 덮밥을 시킬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못 먹을 정도로 양은 굉장히 푸짐했다. 인심은 후한걸로. 사이드의 샐러드 소스도 옛날..
맥주 - 코로나Corona
2016. 3. 7. 00:11코로나의 포인트는 병목에 끼워주는 레몬 한조각...이랑 그냥 예쁘다는 것. 맥주라고는 카스, 하이트밖에 모르던 시절, 투명한 병에 레몬을 끼워주는 코로나를 마셔보고 그냥 그 겉멋?에 푹 빠졌었다. 어렸을 땐 그게 그렇게 특별하고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움. 워낙 술을 몰라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지금처럼 수입맥주가 흔하지 않아서 당시엔 코로나만 마셔도 남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맥주 맛 자체는 탄산만 강하고 싱겁다. 좋게 표현하면 시원하고 깔끔한 맛...? 두드러지는 '맛'이 없어서인지 레몬과 잘 어울리긴 한다. 입안으로 맥주와 함께 흐르는 은은한 레몬 향은 그래도 매력이 있다. 레몬향 탄산수 같기도. 암튼 맛있는 맥주는 아니지만, 왠지 햇빛이 쨍한 이국적인 휴양지에서 흰 비키니를 입은..
신촌 - 네이버후드Neighborhood
2016. 3. 6. 11:36유자고제 / 에스프레소 바닐라 스타우트 / 레드데빌 라이PA고기러버스 / 고르곤졸라 반반피자. 술을 잘 못하는 친구가 시킨 칵테일 '초콜릿 컵'. (내겐) 술 맛은 하나도 안나고 크림이 가미된 맛있는 아이스 초코의 맛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집의 기준은 이렇다. 안주를 시키지 않아도 괜찮은 분위기일 것, 그렇지만 판매하는 안주는 맛있을 것. 그리고 당연히, 맥주가 맛있을 것. 네이버후드는 신촌뿐 아니라 강북 일대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수제맥주 집일듯하다. 후미진 골목에 있는데도, 평일부터 사람이 바글바글. 아무튼, 10종 정도의 수제맥주가 있는데 전반적으로 향과 맛이 확실하다. 세네잔쯤, 알딸딸하게 마셔도 특징적인 맛들이 끝까지 느껴진다. IPA가 많은 편인 것 같은데 홉의 씁쓸한 맛이 강하게 난다. 그..
맥주 - 웨팅어 슈바르츠
2016. 3. 5. 22:49Oettinger Schwarz, 합격점 드립니다! 저녁 시간, 하루종일 집에서 같이 삐대던 동생이 선뜻 내어준 맥주. 처음 보는 건데 웨팅어(외팅어)가 브랜드명, 슈바르츠가 흑맥주라는 뜻인듯하다. 캔 디자인이 못생겨서... 기대를 안 했는데 첫 입부터 만족스러웠다. 기네스와 같은 노선의, 전형적인 흑맥주인데 카라멜/커피 같은 달달한 향과 맥아?의 고소한 맛이 풍부하게 났고, 적당한 탄산감이 있어 가볍고 청량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기네스가 부드럽지만 좀 밍밍하다면, 웨팅어 슈바르츠는 비교적 캐릭터가 확실한 맛이었다. 하지만 튀는 맛은 아니고, 달달하니 향긋해서 초콜렛, 카라멜, 바닐라 류의 케이크 푸딩 쿠키 등등의 서양식 디저트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캔 채로 마셔서 빛깔이나 거품 등은 관찰을 못했..
맥주 - 세인트 피터스 크림 스타우트
2016. 3. 5. 20:20설거지를 하고 났는데 고무장갑이 이렇게 벗어졌따. 이거 진짜 오늘의 내 기분... 주말인데 온종일 비만 온다. 주말인데 (짜증나는) 슈퍼바이저에게 전화도 온다. 내용도 짜증이 난다. 주말인데!!! 그래서 제일 예쁜 맥주를 꺼냈다(???). 애초에 힙 플라스크 같기도 하고, 위스키마냥 좀 중후한 멋이 있는 병의 매력에 끌려서 사온 술이다. St. Peter's cream stout. 콸콸 따르면 거품이 도톰히 쌓이지만 금방 없어진다. 유리잔에 자글자글 맺혀 눈에 보이는 탄산. 하지만 부드러운 질감과 목 넘김. 코로 맡으면 살찍 비릿한... 굴oyster같은 첫 향, 입 안에 넣으면 표현하기 어려운 특이한 허브?향. 씁쓸하게 오래남는 끝맛. 집중하면 그 사이에서 흑맥주만의 희미한 커피바닐라 향을 찾을 수는 ..
맥주 - 바나나 브래드 비어
2016. 3. 4. 01:27동생 책상에서 발견한 빈 술병. 듣도보도 못한 맥주병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뒀다. 동생 방 베란다에는 신기한 맥주들이 더 있었는데, 몰래 뺏어먹었다간 이젠 정말 의절당할 것 같아서 구경만 하고 제자리에 고이 내려놨다... 오늘은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드디어! 동네에 새로 생긴 맥주 슈퍼마켓이 닫기 전에 들를 수 있었다. 마침 얼마 전 동생 방에서 맥주병을 보고, 아 요새 내가 맥주에 소홀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던 차였다(???). 고심해서 네 병 사 왔는데, 행사 중이라 제일 저렴했던 '바나나 브래드 비어'부터 개봉했다. 라벨의 그림이 꽤 귀여운 데다 적갈색이 먹음직스러워서 기대가 커졌다. 킁킁 냄새를 맡으면 (인공적인) 바나나 우유 향이 꽤 나고, 한 모금 삼키면 입천장에서도 바나나와 더불어..
국산 약주 - 심술simsool
2016. 3. 3. 03:15술의 ㄹ은 당나귀 뒷발에 맞아서 돌아간 것 같닼ㅋㅋㅋ 그냥 마트에 물을 사러 들어간 건데, 하필 물 옆에 술이 있어서, 그리고 그 술 코너에 이렇게 이름부터 라벨까지 귀여운 술이 보여서 그냥 나올 수가 없었다... 7도, 12도, 15도 세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다 집어왔움. 따라보니 빛깔도 곱다. 심술, 心술, SIMSOOL. 모두 맛은 포도, 복분자, 블루베리 그 중간 어디쯤이다. 단 정도는 비슷한데, 7도에서 15도로 갈수록 탄산이 약해지고, 빛깔이 연해진다. 7도는 탄산이 있어선지, 웰치 포도 맛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침전물이 있는 진득한 복분자주에 비하면 '드라이한 바디감'이여서, 그리고 도수가 높지 않아서 포도주잔에 따르면 샴페인 느낌이 날 것도 같았는데 달곰한 술치고는 모두 썩 유쾌하지 않..
경복궁 - 박광일 스시카페(※폐업)
2016. 3. 3. 01:54생선종류로만 구성된 '모듬초밥' (좀 더 단가가 낮은) 계란말이 등등이 들어간 저녁 특선 초밥 콕 집어 초밥, 회에 술이 마시고 싶을 땐 여기. 비슷한 가격대의 스시집 중에는, 모든 면에서 퀄리티가 월등하다. 특히 같은 길 조금 아랫쪽의 유명한 효자동 초밥에 비하면, 가격 차이는 몇천원 안 나는데 여기가 훨씬! 나음. 모듬초밥(12pcs)은 연어/광어/참치/새우 등의 저가?의 대중적인 것들로 구성되어있지만, 회가 항상 신선하다. 빛깔이 바래거나 맛이 시들시들한 회가 나오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고, 흔하디흔한 광어도 탱탱하니 탄력이 있어 씹는 맛이 좋았음. 특선은 철에 따라 방어, 문어, 관자, 피조개... 등이 더해진 조합으로 나오는데, 어느 메뉴든 원하는 생선이 있을 땐 바에 계신 주방장님께 얘기하..
신촌 - 곱창이야기
2016. 3. 2. 15:53"소주?" "ㅇㅇ" 저렴한 (체인) 곱창집. 하지만 곱이 살아있따. 잘 구운 곱창을 입에 넣으면 그 고소하고 기름진 맛에 소주가 절로 술술 넘어간다. 게다가 초벌로 조금 구워져 나와서, 테이블에서 굽기가 수월하다. 또 하얀 가루 소스와 짭짤, 쫀득한 떡 튀김(무료 추가 가능!!!)이 이 집의 특색. 얄팍한 맛이지만 그게 맛있다. 애피타이저처럼 간과 천엽이 처음에 한 접시 나와서 곱창이 구워지길 기다리는 게 덜 심심하고, 부추무침도 푸짐히 나와서 입 안의 느끼한 기름기를 씻어내기에 좋다. 깔끔한 집은 아니고, 자리가 편안하지도 않고, 시끄럽고 어수선한 편. 게다가 한 번 먹고 나오면 냄새가 엄청나게 배지만 그래도 신촌에선 여기가 제일 나은 듯. 여러 지점중에서도 신촌점이 맛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춥지 않은..
리큐르 - 예거마이스터
2016. 3. 1. 20:16블로그용 사진이란... 어려운 거구나... 옥토버페스트(맥주 체인점) 메뉴판에서 본 건데, 예거마이스터는 비어 체이서로 많이 이용된다고 쓰여 있었다. 맥주를 마신 후 술기운을 북돋으려고 마시는 술이라는 맥락의 설명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어에서 chaser는 반대 순서로 마실 때, 그러니까 선맥주 후샷이 아니고 선샷 후맥주 순으로 마실 때 더 많이 쓰이는 말이다. 음... 전형적으로 'I'm gonna do a whiskey chaser', 'I'm gonna do chasers'와 같은 말의 뜻은 위스키와 같이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고, 그 뒷맛과 뜨거운 느낌을 씻어내기 위해 맥주 (혹은 음료수) 한 잔을 원샷하겠다는 거다.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는지 궁금해서 원어민에게 beer chaser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