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주 - 압생트
2016. 4. 14. 16:15술 인심이 참 넉넉한 @광화문 코블러 호불호가 참 많이 갈리는 술인데 참 신기하게, 내 주위엔 집에다 이거 한 병씩 사다두는 사람이 많았다. 역시 유유상종인가... 반고흐가 이걸 마시고 미쳐서 귀를 잘랐다는 둥의 이야기가 붙어다니는 술, 압생트. 환각과 정신착란을 일으킨다는 괴소문 탓에 20세기 초에는 실제로 미국과 유럽 몇몇 국가에서 판매가 금지되었던 시절이 있지만, 정신착란을 일으킨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압생트에 포함된 투존Thujone 성분이 환각을 일으키는 건 맞는데, 함량이 미미해 그 효과가 나타날 수가 없다고 한다. 헤밍웨이, 보들레르, 랭보, 로트렉, 모딜리아니, 프루스트... 각종 문학/예술가들이 즐겨 마시던 술로 유명해 단지 호기심에 도전했었는데, 처음엔 충격적이었던 그 맛에 은근 중독..
경리단 - 플라워 진
2016. 4. 14. 00:01예쁜 꽃 한송이에 기분이 좋아지는 칵테일♪플라워 진의 겸딩이, 코코 경리단 대로에 위치한 꽃집 겸 술집, 플라워 진. 헨드릭스(Hendrick's) 진 베이스의 칵테일만 파는 작고 예쁜 가게다. 창가 안팎으로 바 자리가 4~8석, 계산대 쪽 바에 4석 정도가 있는데... 아무튼, 매우 작고 아늑하다. 꽃집답게 여기저기 걸려있는 식물 덕에 분위기도 향기도 예쁘고, 대로변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다. 낮부터 여는 만큼 우아하게 낮술을 즐기기에 좋다. 아메리카노 딱 한 종류이긴 하지만 커피도 있기 때문에 술을 못하는 친구와 낮에 와도 부담이 없는 것도 좋음ㅎㅎㅎㅎ. 오붓하게 데이트하기도 좋을 분위기! 헨드릭스 진 딱 하나를 바탕으로 대여섯 종류의 칵테일을 파는데, 이게 선택의 폭이 작다기보단 캐릭터가 확실하다고 ..
맥주 - 이블트윈 인(YIN)
2016. 4. 13. 12:37임페리얼 스타우트에 푹 빠진 요즘. 더부스↖의 탭 리스트에 실망하고 시켜본 이블 트윈 브루잉의 인(YIN). 재밌는게, 이블 트윈은 미켈러 브루잉의 사장 동생이 사이가 틀어져서 혼자 따로 차린 양조장이라고ㅋㅋㅋㅋㅋ.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둘 다 훌륭한 양조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으니 잘 된 건가 싶기도 하고... 일단 갈색빛 거품이 너무 얄팍해서 따라놓고 실망했지만, 맛은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다! 높은 도수치고는 무겁지 않은 밀도감에, 빅토리 앳 씨↖보다는 강한 탄산이 더 맥주 같은 느낌을 살려줘서 좋았다. 쓴맛을 즐기지 않는 내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씁쓸함에, 초콜렛/커피향이 주였지만 콜라 같은 허브향/나무껍질...?(건과일???)같은 신기한 향이 뒤따라왔다. 최근에 마셨던 임페리얼 스타우트에 비해..
경리단 - 더 부스The Booth
2016. 4. 13. 11:53투올(To Øl)의 우버 페일(Über Pale)한낮의 여유로운 가게 전경♪ 4.5천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꽤 큼지막한 피자 한 조각 (반으로 잘라주심)맛은 나쁘지도 맛있지도 않고... 그냥 별 인상이 남지 않는 맛 지점이 대여섯 개는 생긴 이 시점에 뒷북처럼... 드디어 방문한 더 부스. 다니엘 튜더의 그! 더 부스. 일단 처음에 놀란? 건, 생맥주 종류가 4개밖에 안된다는 것. 병맥주 4개까지 해서 도합 여덟 가지였는데 생각보다 단출했다. 음 일단 맥주의 맛을 떠나 장점을 나열하자면 1. 낮에 일찍 여는 것(12시 30분부터!) 2. 피자의 크기가 큰 것 3. 주류 외의 외부 음료 반입이 가능한 것 4. 포인트가 적립되는 것 ㅡ이렇게 네 가지. 일단 맥주 맛은: 더 부스 자체 양조장 맥주는 아니지만, ..
맥주 - 올드 라스푸틴 임페리얼 스타우트
2016. 4. 10. 12:01Old Rasputin Imperial Stout, 이것도 만점♥_♥워낙 고가인 편이지만 돌아다니다보니 집집마다 가격차이가 3~5천원까지 난다. 올드 라스푸틴의 임페리얼 스타우트. 찾아보니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영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하려 만들기 시작한 도수높고 강한 스타우트라고 한다. IPA는 식민지 시절 인도로 맥주를 보내던 영국인들이 긴 운송과정에서 부패하지 말라고 변질을 방지하는 홉을 많이 넣은데서 유래했다는데,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왜 도수가 쎈지 아무데도 안나와있다... 러시아 사람들이 술을 잘마셔서 그랬을까?!?? 아무튼 새까맣게 불투명한 빛깔에, 베이지색의 오밀조밀한 거품. 코로는 콜라/예거 같은 달달한 허브향?이 있었고, 맛은 스타우트 특유의 단맛이 강했는데 그게 약간 건포도/체리 같은 셰리 ..
맥주 - 발라스트 포인트 임페리얼 포터(Victory at Sea)
2016. 4. 10. 00:15별 다섯개★★★★★!!!!!! 넘나 쓴 스컬핀↖이 당황스러웠지만, 맥주 사이트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하는 발라스트 포인트니까... 한번만 더 모험하는 마음으로 내 취향에 맞는 흑맥주를 사봤다. 이름은 뜬금없는 빅토리 앳 씨... 바다에서의 승리??? 아무튼 일단 스스로 갈래는 임페리얼 포터라고 표방하고 있다. (보통 포터와 스타우트에 '임페리얼'이 붙으면 도수가 높고 맛이 더 강렬한 것 같다) 도수는 맥주치고 꽤 높은 10%! 일단 소감은, 첫입부터 감격스러웠다는 것. 코로는 스타우트 특유의 달콤한 향, 초콜렛 - 모카 풍의 향이 올라왔다. 전반적으로 달달한 맛이 중심이지만 씁쓸한 맛이 뒤에 꽤 남았다. 홉의 쓴맛을 안좋아하는 편인데도, 단맛에 질리지 않을만큼 딱 적당하다고 느껴졌음. 탄산은 거의..
경복궁 - 시골초가집 (대구막창)
2016. 4. 9. 17:54막창엔 쏘주죠! 요새 한참 북적북적한 금천교 시장 거리. 잘은 모르지만 가게가 오래되어 보이는게, 이 골목이 뜨기 전부터 죽 있어온 집인 듯 했다. 일하시는 분들도 인상이 좋고 친절하셔서 좋았음. 아무튼, 크게 기대안했던 막창인데 맛있었다. 잡내가 안나고, 질기지도 않았음. 초벌로 구워져 나와서 살짝만 익혀먹으면 되는 것도 편리했고... 양념장! 된장 베이스인 것 같은 양념장도 맛있었다. 씹으니 뭔가가 톡톡 터지는 꼼장어도 맛있었음. 꼼장어 역시 초벌로 삶아서 나와서, 구워 먹기가 수월했다b 게다가 몰랐는데 대박인 건 돼지 껍데기가 무한 리필이라고!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쌈야채도 없고 심심한 맨 풀?같은 반찬이 없는 것. 이미 양념이 된 막창도 간간하고 꼼장어도 간간하고 기본찬들이 다 짭짤해서 좀 심심한..
익선동 - 식물
2016. 4. 9. 17:39특이하게, 장난스러운? 잔을 제각각 다른 걸로 준다. 아는 사람만 아는 동네, 익선동. 오래된 한옥 마을? 작은 골목골목에 예쁜 카페, 우아한 음식점, 멋진 술집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한켠으로는 오래된, 허름한 (소주맛 나는) 고기집들도 많고... 첫 방문이었는데 여기 뭔가 엄청 힙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동네 분위기가 너무 좋움. 집이 멀었어도 기꺼이 찾아가고 싶었을 곳. 여기 '식물' 역시 분위기가... 엄청난 곳이었다. 여유롭게 앉아 술 한잔 하니 내가 왠지 굉장히 힙한 멋쟁이가 된 것 같은 정도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술 종류가 다양했다. 산미구엘/7brau 생맥주도 있고, 병맥주도 열 가지가 넘었는데 내가 모르는 것들도 있었음! 자체적으로 개발한 칵테일도 있고, 위스키도 있고 보드..
위스키 - 아드벡10/우가달, 라프로익10/쿼터 캐스크
2016. 4. 5. 18:27아드벡 10 (좌) / 아드벡 우가달UIGEADAIL (우) 며칠전 집에 가는길, 넘 피곤하고 지쳐 칵테일 간단히 한 잔 할까하고 들른 뿡갈로↖. 메모해가며 집중해서 마실 기력이 없어서 편하게 한 잔 하려던 건데 바에 앉아 눈 앞에 가득한 술병을 보니 막상 기분이 좋아져서... 또다시 시작한 위스키 어드벤쳐! 이 날도 주제는 아일레이(Islay) 쪽의 피트향으로 잡았다. 첫 잔은 못마셔본 ▶아드벡 10! 인터넷으로 후기를 접했을 땐 라프로익 만큼이나 강렬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난했다. 훈제치즈같은 피트향은 딱 있었지만 소독약쪽의 요오드향?은 잘 모르겠었음. 버번 캐스크의 부드러운 달콤함도 약간 느껴졌다. 바디감은 가벼운 편이고, 전반적으로 봤을때... 약간 '옅다'는 인상을 받았다. 입에 남는 끝맛..
칵테일 - 플레이밍 B-52
2016. 4. 3. 16:20ㅇ오오오오ㅇ오@.@!!! 온종일 날이 흐려서 괜히 축 쳐지는 오늘, 원래는 맥주 포스팅을 할랬지만 울적하니까 예전에 뿡갈로↖에서 마셨던 달달한 칵테일, B-52 소개. B-오십이? B-fifty two? 어떻게 불러야 할 지 모르겠는 이 이름은 폭격기의 모델명을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폭격기, 전투기하면 왠지 공격적이고 거친 이미지인데 웬걸, 술은 달곰한 리큐르 세 종으로 만들어져서 아주 부드럽고 달다. 조그만 샷 잔이나 셰리 잔에 깔루아, 베일리스, 오렌지(맛 꼬냑) 리큐르인 그랑 마니에르를 층층이 쌓아 만드는 칵테일이 기본 B-52이고, 여기에 도수가 높은 럼 등을 얇게 표면에 얹어서 불을 붙이면 플레이밍flaming B-52가 된다. 일명 불타는 폭격기ㅋㅋㅋㅋㅋㅋ. 제일 위층의 오렌지 리큐르를..
소주 - 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2016. 4. 3. 03:17디자인만 바꾸면 화요보다 잘나갈 법한 술... 처음 보는 안동 소주. 한때 인터넷을 달궜던 꽤 유명한 제품이라고 하는데, 음... 이렇게 새로운 술을 발견할 때마다 아직 주도(酒道)가 짧은 걸 느낀닿ㅎㅎ 오랜만에 마시는 증류식 소주라 마음이 두근두근.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한 잔 마신 소감은 아, 정말 술 향이 향긋하고 맛도 달달한데다 아주 부드럽다는 것. 사케에서처럼 쌀 고유의 달콤한 향이 있었고, 누룩의 구수한 존재감이 은근히 따라와 질리지 않았다. 희석식 소주의 역한 알콜 향은 전혀 느낄 수 없었음. 크, 하고 찡그리게 만드는 뜨거운 술기운도 없어 부드럽다. 달달함도 고소함도 강하지 않아서 담백하다. 꿀꺽꿀꺽꿀꺽... 술술술술... 게다가 놀라운 건, 세 병을 마셨는 데도 믿을 수 없이 상쾌했던 다..
리큐르 - 패트론 XO Café
2016. 4. 1. 00:43예뻐서 선물해도 좋을만한 술, PATRÓN XO CAFE. 라벨이 넘 안보여서ㅜㅜ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이미지 웹툰 '한 잔의 맛'을 보면 단골 바에 들리는 손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 친해지는 내용이 많다. 마치 일본 영화 심야식당처럼? 아무튼 이 날은 뿡갈로↖에서 신기하게... 잘생긴 옆자리 사람과 친해져서, 감사히 얻어마신 신기한 술. 바텐더분도 처음 보는 술이라 하심. 커피맛 데킬라라니, 마셔보기 전엔 상상이 안 가는 맛! ...은 아니고, 마셔보니 딱 초콜렛 맛 리큐르인데 맛이 고급스러웠다. 이름엔 cafe가 들어가 있지만 맛은 달달한 초콜렛이 훨씬 강하고, 향은 깊이있는 바닐라와 커피. 질감은 쫀득. 그리고 신기하게 끝 맛에서 살짝 데킬라가 느껴지는데 이상할 것 같은 그 조합이 맛있었다!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