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대표 메뉴격인 베이컨 올드패션드!
정말 특색 없는 길거리, 예쁘지도 후지지도 않은 건물 지하에 숨어있는 바. 눈에 띌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오는 손님은 없을 것 같은 곳이다. 얼떨떨하게 들어와 앉았을 때 딱, 이곳이 돋보였던 점은 예쁜 나무결과 너구리굴마냥 매캐했던 담배/시가 연기. 취중에 사진기를 들이밀면서도, 아 뭐지, 사진이 왜 이렇게 예쁘게 나오지?했는데 곰곰이 뜯어보니 힘 있는 목재 덕인 것 같았다. 얼핏 보기엔 투박스러운데, 자세히 볼수록 깊이감이 느껴진다. 뭐 테이블 소재 하나로 말을 이렇게 길게 쓰나 싶은데, 나는 이 나무 느낌 덕에 술을 쳐다보고 사진찍 고 만지작만지작하는 경험이 다 만족스러웠다. 정말로.
사실 나무 느낌보다 더 먼저 다가올, 그리고 호불호가 크게 갈릴 부분은 사방에 자욱한 담배 연기다. 드물게도 흡연이 가능한 바이므로 대부분의 테이블에서 담배나 시가를 태우고 있다. 흡연자에겐 천국과 같은 곳이겠지만 비흡연자에겐 괴로울 수 있는 부분. 담배 연기를 질색하는 편이라면 술의 맛과 향을 해친다고 느낄 수도 있을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시가의 폭신폭신 부드러운 연기를 입에 머금고 마시는 달콤한 술의 맛은 또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이곳만의 매력. 평소 담배를 질색하는 편인데도, 시가(1)와 술(1)의 조합은 2가 아니라 5 정도는 되는 것을 체감했다. 이미 위스키, 꼬냑 정도를 아무것도 섞지 않고 홀짝이는 술꾼이라면 한번쯤은 시가에 곁들여보길 추천.
개인적으로, 비흡연자 입장에서 시가를 태울 때가 아니면 발걸음할 일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왠지 끌리는 곳이다. 취중에 보고 만지고 마시고 맡은 시가, 럼, 나무의 결 이 세 가지가 기억에 참 멋스럽게 남았다. 시가, 럼, 나무...
주소: 용산구 대사관로 62, 전화번호: 02-749-9001
가격: 커버차지 5천원, 칵테일 1.5-2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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