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Winter is coming"
순천향 대학병원 뒷쪽의 조용한 골목에 숨어있는 바. 안그래도 조용한 골목에 간판도 별로 없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번듯한 신축 건물의 안쪽으로 들어서면 마치 딴세상같이, 지하로 깊게 움푹 파인 공간이 나온다. 분명 지하이지만 천장이 외부로 시원하게 뚫려있는 데다 내려가는 길이 대나무와 노란 조명으로 예쁘게 둘려있어서 아, 근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입구 뿐 아니라 가게의 내부도 번쩍번쩍했다. 대충 찍어도 무슨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같이 나올법 하게 화려하다. 외국인 손님이 많고, 분위기가 멋져서 어디 낯설고 특별한 곳에 놀러온 기분을 내기는 좋았다.
그런데 그 외에는 물음표, 혹은 감흥없음의 연속이었다.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신다고 여기 저기서 전해들었던 프랑스인 사장님은 우리말로 물어도, 불어로 물어도 시종일관 영어로 답하셔서 1차 물음표가 떴고(영어 울렁증 있음ㅜㅜ) 왕좌의 게임, 그 중에서도 콕집어 아리아 스타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칵테일 winter is coming은 어디서.. 어디서 왕겜의 인상을 느껴야할 지 모르겠었다. 워낙 업장이 크고 바빠 음료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을 나눌 기회도 없었다. 3차로 들렀던 터라 음주 감수성?이 한껏 부풀어있는 상태였는데도, 내가 받은 음료는 그냥 새저락 류의 변형 정도로만 느껴졌다. 칵테일에 떠있는 스타 아니스를 보며 겨우겨우 눈꽃송이를 떠올리다, 일행과 첫잔을 비우고선 곧장 계산하고 나왔다.
누군가에게는 멋지고 재밌는 곳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딱히 다시 가고싶은 매력을 못 느꼈던 곳. 이름이 무슨 뜻인지는 아직까지도 물음표다. 후에 계산서를 보니 커버차지가 안 찍혔던데 가오픈이라 안 찍힌 건지 원래 안 받는 건지는 모르겠다.
주소: 용산구 한남동 657-189 전화번호: 02-792-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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