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칵테일 - 스카치 블루 하이볼
2017. 4. 5. 16:20스카치 블루 하이볼 355ml, 7% ABV 마트 술 코너에서 발견한 김에 사봤다. 왠지 맛 없을 것 같이, 아무도 안 마실 것 같이 생겼는데 왜인지 그냥 손이 갔다. 그런데 이거,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맛있었다. 당연히 첫입에 '아 맛있다!'고 느낄 술은 아니지만, 달지 않은 데다 톡톡한 탄산감이 좋고 위스키 향이 진하게 났다. 별 특징 없는 블렌디드 위스키 향이지만, 1800원이니 충분히 감안할만 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냥 동네 이자카야에선 이만한 하이볼을 마시기도 힘들다. 진저 에일 하이볼은 어딜가나 그럭저럭 달고 탄산감이 있으면서 위스키 향이 나지만, (연남/홍대의 꽤 유명한 꼬치집에서도) 소다 하이볼은 시키는 족족 김빠진 위스키 물? 같은 게 나오기 일쑤였는데 이건 그런 밍밍한 것보..
소주 - 대장부21
2017. 1. 16. 11:20초록 소주병을 재활용해서 가격을 많이 낮췄다고 하는데, 그걸로 이만큼 될 거였으면 진작 좀 이렇게 만들지... 얼마 전 황교익씨가 가성비 좋은 소주로 추천해서 반짝 유명해진 술. 쌀로만 빚은 증류식 소주인데 처음처럼/참이슬 등의 희석식 소주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서 감사할 따름이다ㅠㅠ. 영롱한 쏘주를 찰랑찰랑 한 잔 따라 들면 시원한 고량향이 은은하고 입에 털어 넣었을 땐 맛과 목넘김이 아주 부드러웠다. 역한 맛도 알코올 기운도 세지 않아서 마치 13, 14도 정도의 사케만큼 쉽게 넘어간다. 쌀 술 특유의 달콤한 향이나, 전통 소주 특유의 누룩향이 풍부하진 않지만 마트에서 2,200원, 고깃집에서 5천원 선인 가격을 생각하면 아주 만족스러웠다. 심지어는 숙취도 확연히 덜했다! 대장부가 잘 되어선지 후속..
막걸리 - 국순당 바나나에 반하나
2016. 5. 31. 16:46출시 3주만에 100만병이 팔렸다는 바나나 막걸리를 이제야 맛봤다. 원래 도수도 낮고 첨가물도 많은 이런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욕심이 안났었는데, 어느날 편의점에서 눈에 띄길래 사봄. 시음 후기는: 이게 술인가?!??? 과연 술인가???! 세상이 어떻게 되어가는 것인가!!!!! 하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빙그레 바나나 우유향, 그리고 진짜 소다향(뻥따) 등 인공적인 향이 강하게 난다. 맛은 막걸리에 암바사를 섞은 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약간의 산미가 특징적이었다. 고소한 견과류를 안주삼아 마시니 시큼한 맛이 도드라졌다. 탄산이 부드러운 덕에 편히 마시기 좋은 질감이다. 근데 전반적으로... 음료수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도수는 4도로 엄연한 술이지만 그냥 음료수 같다; 성분표를 보니 쌀이 전..
칵테일 - 스미노프 그린애플?
2016. 5. 22. 19:00편의점표 왕간단 칵테일: 스미노프(5.2%) 더하기 스미노프(35%)! 내가 광화문 일대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건 단순히 가까워서가 아니라, 도처에 그냥 걸터앉아 술 마실 곳이 많아서이다b게다가 이날은 운좋게도 다리 아래로 울려퍼지는 깨끗한 바이올린 소리 덕에 여느 바 부럽지 않은 분위기를 낼 수 있었다 *_*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벌써 노상에서 술 마시기 좋은 계절, 여름이 왔다! 원래? 길맥은 말그대로 맥주가 제격이지만, 이날은 배도 부르고 단게 땡겨서 달달한 스미노프 칵테일을 골랐다. 물논, 술꾼인 나와 친구에겐(유유상종) 스미노프 아이스야 음료수나 다름없으므로 도수를 높이기 위해 옆에 있는 스미노프 보드카를 같이 집어옴. 맥주도 안주없이 마시기 좋은 술이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아예 달달한 ..
중국 백주 - 북경 이과두주
2016. 5. 9. 23:56까마득하게 먼 옛날, 신입생 시절 중국집에만 가면 선배들이 시키던 작고 이상하고 독한 술, 이과두주. 그치만 이젠 연태고량주에 맛 들였으니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서 도전해봤다. 일단 가격이 훌륭하다. 56도의 증류주인데 단돈 3천원! 생각보다 코로 올라오는 향이 괜찮았다. 고량주 특유의 시원·향긋한 소다/배pear 느낌이었는데 연태고량주와 차이가 있다면 약간의 수돗물 냄새 같은 게 섞여 있었고, 알콜 자체의 향이 좀 더 났다는 것? 맛은 구수짭짤한 곡물 맛이 연태고량주보다 강했다. 끝 맛은 좀 별로. 역시 수돗물...같이 썩 유쾌하지 않은 쓴맛이 있었다. 인상 깊었던 건 마시고 나니 뜨거운 불덩이가 목에 걸려있는 것처럼 화끈했다는 것. 똑같이 56도여도 위스키에선 이 정도의 뜨거움은 못 느꼈는데..
맥주 - 프란치스카너 바이스비어
2016. 4. 20. 00:03그냥 동네 마트에 들렀는데, 첨보는 맥주가 있길래 집어온 술, 프란치스카너 바이스 비어(Franziskaner Weissbier). 첫눈에 캔에서 뮌헨, 수도승, 밀맥주 이렇게 키워드가 잡혔는데 그 조합에 왠지 신뢰가 갔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3.1천원! 일단 따르는데 풍성한 거품이 @.@! 거품은 일단 합격. 정직한 반투명 금색 빛깔도 합격. 코로 맡을 수 있는 향은 약간의 고소한 맥아 외에는 없는 편이었다. 맛은 시트러스 풍미와 맥아의 달달·고소함이 적절히 균형 잡힌 맛. 많이 향긋하거나 화사한 편은 아니었는데, 호가든 같이 벨기에식 밀맥주 특유의 달달한 향이 있긴 했다. 이게 바로 밀 맥아 고유의 향인가... 아님 이런 걸 정향(clove)이라고 하는 건가... 암튼 총평은 그냥 무난한 밀맥주..
맥주 - 기네스 드라우트
2016. 4. 18. 01:55딱 따랐을 때, 소복히 뭔가 내려앉으면서 새까매지는게 넘나 매력적인 기네스! 스타우트... 요새 맛본 독특한 매력의 스타우트가 많지만, 기네스는 뭔가 가장 기본/정석인 느낌이다. 이건 뭘 잘 알고 하는 말이 아니고, 순전히 내가 기네스를 유일한 스타우트로 알고 자라서 하는 말. 그러니까, 무얼을 마시든 쓰다/달다 등의 형용사를 쓴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라도 비교 대상이 있어야 가능한 건데, 내게는 기네스가 그 기준이다. 기네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부드러움과 담백/고소함. 단맛과 탄산은 없다시피 한데, 과장을 하자면 우유같은 부드러움이 있다. 커피/바닐라 등의 달달한 향이나 매력적인 쓴맛은 없지만 그저 고소하고 심심한 것이 기네스의 매력인듯. 초코 케이크에 카라멜 마키아또보다는 아메리카노가 더 어울리는 것..
국산 청주 - 경주법주(원컵)
2016. 3. 10. 11:45법주가 뭐지?하고 신기해서 사본 술. 마침 양도 적당하니 딱 한 컵 분량으로 나온 것이 귀여웠다. 그치만 뒷면을 자세히 살펴보니 식품 유형이 청주로 분류되어 있었다. 검색해보니 이 제품은 진짜 authentic한 순수 법주라고 보기는 어렵고 청주에 가깝다는 것이 인터넷의 여론이었다. (법주는 빚는 시기와 방법이 모두 정해져있어 '법주'라는 말도 있었다. 전통 법주는 토종 찹쌀을 구기자 뿌리가 담긴 우물물로 죽을 쑤어...호로로ㅗㄹ한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강렬한 술이라고 한다.) 부담없이 자주 마시는 건 맥주지만 관심은 국산 곡주에 더 많은 편이라, 제대로된 법주를 맛봐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아무튼, 색은 옅은 미색이고 향은 일본/국산 청주와 유사한 특유의 소다향이 난다. 이게 쌀에서 나는 ..
맥주 - 코로나Corona
2016. 3. 7. 00:11코로나의 포인트는 병목에 끼워주는 레몬 한조각...이랑 그냥 예쁘다는 것. 맥주라고는 카스, 하이트밖에 모르던 시절, 투명한 병에 레몬을 끼워주는 코로나를 마셔보고 그냥 그 겉멋?에 푹 빠졌었다. 어렸을 땐 그게 그렇게 특별하고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움. 워낙 술을 몰라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지금처럼 수입맥주가 흔하지 않아서 당시엔 코로나만 마셔도 남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맥주 맛 자체는 탄산만 강하고 싱겁다. 좋게 표현하면 시원하고 깔끔한 맛...? 두드러지는 '맛'이 없어서인지 레몬과 잘 어울리긴 한다. 입안으로 맥주와 함께 흐르는 은은한 레몬 향은 그래도 매력이 있다. 레몬향 탄산수 같기도. 암튼 맛있는 맥주는 아니지만, 왠지 햇빛이 쨍한 이국적인 휴양지에서 흰 비키니를 입은..
국산 약주 - 심술simsool
2016. 3. 3. 03:15술의 ㄹ은 당나귀 뒷발에 맞아서 돌아간 것 같닼ㅋㅋㅋ 그냥 마트에 물을 사러 들어간 건데, 하필 물 옆에 술이 있어서, 그리고 그 술 코너에 이렇게 이름부터 라벨까지 귀여운 술이 보여서 그냥 나올 수가 없었다... 7도, 12도, 15도 세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다 집어왔움. 따라보니 빛깔도 곱다. 심술, 心술, SIMSOOL. 모두 맛은 포도, 복분자, 블루베리 그 중간 어디쯤이다. 단 정도는 비슷한데, 7도에서 15도로 갈수록 탄산이 약해지고, 빛깔이 연해진다. 7도는 탄산이 있어선지, 웰치 포도 맛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침전물이 있는 진득한 복분자주에 비하면 '드라이한 바디감'이여서, 그리고 도수가 높지 않아서 포도주잔에 따르면 샴페인 느낌이 날 것도 같았는데 달곰한 술치고는 모두 썩 유쾌하지 않..
리큐르 - 예거마이스터
2016. 3. 1. 20:16블로그용 사진이란... 어려운 거구나... 옥토버페스트(맥주 체인점) 메뉴판에서 본 건데, 예거마이스터는 비어 체이서로 많이 이용된다고 쓰여 있었다. 맥주를 마신 후 술기운을 북돋으려고 마시는 술이라는 맥락의 설명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어에서 chaser는 반대 순서로 마실 때, 그러니까 선맥주 후샷이 아니고 선샷 후맥주 순으로 마실 때 더 많이 쓰이는 말이다. 음... 전형적으로 'I'm gonna do a whiskey chaser', 'I'm gonna do chasers'와 같은 말의 뜻은 위스키와 같이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고, 그 뒷맛과 뜨거운 느낌을 씻어내기 위해 맥주 (혹은 음료수) 한 잔을 원샷하겠다는 거다.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는지 궁금해서 원어민에게 beer chaser의 뜻..
국산 약주 - 백세주
2016. 2. 28. 19:36나이가 들면서 쨍한 것보단 채도가 낮은 립컬러에 손이 가는 것처럼? 이제는 대놓고 달달한 술보단 얌전한 술을 찾게된다. 특히나 작년에 유행했던 과일 소주들은 인공적인 향이 과하게 나서, 몇 잔 마시면 바로 질리는 느낌이 있었움. 백세주는 편의점에서 파는 술 중에 가장 점잖은 느낌이다. 단맛이 있지만 과하지 않고, 약간의 신맛과 씁쓸한 향이 있어 질리지 않는다. 순간순간의 오묘한 맛들을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마트에서 파는 술 치고는 놀라울만큼 복합적인 맛이 난다는게 내 생각이다. 게다가 부드러움. 흔히들 말하는 '한약재 냄새'가 내게는 질리지 않는 '향토적인 향'으로 느껴진다. 병 디자인이 갈색일 때에는 맥주인 척 한 병씩 들고 노상에서 마시기도 했는데... 병이 투명해졌다. ㅎㅎ....... 그래도 예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