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해소주가 탁주 (500ml, 약 18% ABV)
지난달 삼해소주가 공방에서 사 온 탁주. 요 술을 증류하면 (삼해)소주가 되는데, 애초에 소주를 내리기 위해 빚은 술이기 때문에 단맛이 강하지 않고 도수도 높은 편(약 18도)이다. 간편한 일본식 입국을 써 하루 이틀 만에 후루루루 만들고선 인공감미료로 맛을 내는 1천원대의 여타 막걸리와 달리 좋은 쌀, 전통 누룩으로 만들어 장기 저온 숙성하는 만큼 맛도 확연히 다르다. 음, 개인적으로는 이건 분류를 달리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제껏 마셔온 막걸리와는 구분되는 독특한 맛이었다.
쌀의 깨끗하고 달곰한 맛을 바탕으로 고량풍의 시원한 향, 구수한 누룩의 인상, 말린 버섯... 입안에서 뛰노는 향과 맛이 정말정말 많았다. 분명 다른 막걸리에 비하면 달지 않은데 뜯어볼만한 단맛/신맛/떫은맛이 있다. 처음 마셨을 땐 특유의 산미와 떫은 맛(탄닌감!)이 도드라져서, 곡주인데 와인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누구나 잘 만들었다고 할법한 술. 다만 무게감/질감도 도톰하고 빈틈없이 꽉 들어찬 맛이다 보니 생각 없이 들이키거나 음식과 곁들이긴 어려웠다. 햄버거/튀김 등과 같이 먹으니 입안의 양념/기름기가 술맛을 많이 해쳤다. 과일/채소칩 등의 마른안주 외에는 뭐든 비추. 이건 아무래도 예쁜 잔에 따라 맨입에 홀짝홀짝 맛봐야 할 술이다.
구입가는 1만원. 다른 막걸리에 비하면 비싸지만 높은 도수를 감안하면 훌륭하고 맛있는 술이다. 특히 요새 시장에 '프리미엄' 막걸리가 많은데 내 취향엔 요구르트향 파파파파 새콤텁텁한 복순도가보다는 이쪽이 훨씬 맛있었다. 주변의 막걸리 드링커들에게는 진짜 막걸리, 전통 막걸리 경험용으로라도 추천할 생각이다. (ㅡ삼해소주가에서 만드는 각종 전통 탁주/약주/소주는 공방을 방문할 경우 12종을 1만원에 시음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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