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Grandis(양조장) Cru Bourgeois(등급) Haut Médoc(지역명) 1993(수확년도)
이거, 따자마자 처음 마셨을 때의 소감은 '?!?!???????(충격)'이었다. 일단 술 기운이 굉장히 센데다 시큼하다 싶을 정도의 산미, 혀에는 착 달라붙는 탄닌의 습격이 있었다. 10, 20년씩 된 '올드 빈티지' 와인을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직관적으로 뭐야... 이상해... 하게 되는 맛. 다행히도 공기 중에 오래 둘수록 맛이 먹을만해졌다. 과실(포도)주의 인상이 없다시피 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제껏 마셔온 와인이랑은 장르가 다른 술 같지만서도, 치즈, 버섯, 나무, 연필, 담배 등의 묵직한 맛과 향이 층층이 살아났다. 혀를 누르는 탄닌감도 확실한데, 오래된 덕에 굉장히 부들부들하다. 융... 털옷...이 떠오르는 보드라운 느낌. 유통/보관 상태를 보장한다는 신세계 와인앤모어에서 구입했으니 이게 상한 것같지는 않았고, 오래된 보르도 와인은 이런 거구나 싶었다. 비싸고 맛있는 건 좀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올드 빈티지'에 적응하는데 난 좀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색은 어두운 붉은색인데, 탁한 빛깔과 아랫 쪽에 꽤 많은 침전물(찌꺼기)이 특징적이었다.
이거 느낌이 마치, 옛날 모습을 복원해놓은 유럽 고성의 전시장에 소품처럼 있는 와인같았다. 진짜로 그 세트장에서 오랜 세월 케케 묵은 술의 느낌... 이걸 맛있다고 할 것인가... 넘 혼란스러웠는데 가족들의 반응은:
아빠: (절레절레)
동생: 걍 뭐 (꿀떡꿀떡)
엄마: 아냐~~ 맛있네~~~ (실제로 제일 많이 드심)
구입가는 보르도 올드 빈티지치고는 엄청나게 저렴한 3.9만원(@와인앤모어). 누군가 이 와인을 구매한다면 마시기 최소 1시간 전에는 뚜껑을 열어두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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