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맛집보다술집은 술을 주제로 한 블로그입니다.
제게는 언젠가, 아주 늘그막에라도 꼭 술을 직접 빚고 싶다는 야심이 있는데, 그러려면 일단 술을 잘 알아야겠단 생각에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었어요. 여러 술과 술집을 탐색하다 보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술의 맛에 집중해서 기록을 해나가면 자연스레 '술잘알'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요. 맛을 기가 막히게 감지해내는 능력은 없지만, 경험치를 쌓아나가는 과정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허술하고 부족한 부분까지 너그러이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술은 주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주/맥주/막걸리부터 와인, 전통주, 위스키, 칵테일까지 주종을 가리지 않고 차근차근 후기를 써나갈 예정입니다. 다만 높은 도수를 좋아하고, 인공적인 착향료와 단맛을 싫어하는 취향이 소감에 반영될 것 같습니다. 보통 럼/브랜디는 '달다'고 느끼는 본격 술꾼의 입맛이고, 피트향이 강한 아일라 위스키와 많이들 독하다고 절레절레하는 진, 압생트까지 스트레이트로 홀짝이기를 좋아합니다. 맛이라는 것이 워낙에 주관적이니,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
운신의 폭이 좁은 편이라, 술집은 제가 줄곧 살아온 동네인 경복궁/광화문과 학교를 다닌 신촌/홍대, 그리고 회사인 판교를 중심으로 소개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술맛 나는 주점, 다양한 술을 취급하는 상점, 멋이 살아있는 양조장은 (세계) 어디든 틈틈이 방문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잘못된 내용에 대한 지적과 각종 정보, 추천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또 예쁜 술잔, 어울리는 안주, 영화에 등장하는 술, 숙취, 뭐든 술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애주가분들과의 대화는 항상 반갑고 즐거우니까요!
ㅡ개설 6개월차에 접어들며 덧붙이는 말:
어떤 술이든 그냥 마시고 취하면 재밌게 놀 수 있던 어린 시절은 가고, 곧 서른인 지금은 한 잔을 마시더라도 좋은 곳에서 좋은 술을 찾게 됐습니다... ㅠㅠ.
그리고 좋은 곳, 좋은 술은 꼭 값비싼 것보다는 내 마음이 편한 곳과 내 입맛에 맞는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술집이 좋았다면 뭐가 좋았는지, 나빴다면 뭐가 나빴는지 취향이 다른 사람이 보아도 납득할 수 있게끔 적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음악이 좋으면 어떤 음악이 좋았는지, 일하시는 분들이 친절하셨으면 어떤 행동에서 친절을 느꼈는지, 술이 맛이 없었으면 어떤 맛이 나서 별로였는지를 명시하면서 최소한의 객관성을 담보하자는 생각입니다.
아는 것도 많이 없고, 경험도 부족해서 평점을 매긴다거나 할 깜냥은 못됩니다. 그래서 후기에 정량화된 평가 기준은 쓰고있지 않습니다. 또 술집은 식당과는 달라서, 맛 이외에도 실내 분위기, 음악, 일하는 분들과 대면하는 장면, 같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던 다른 사람들의 인상.. 등 전체적인 방문 경험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주관적인 것들을 담으려다보니 사진보다는 글이 많아지게 되네요. 아, 세세한 메뉴의 사진과 내용은 보통 게시글의 첫 사진 아래 '더보기' 단추 속에 숨어있습니다. 아무쪼록 얼마 안되는 독자분들,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께선 너그러이, 호흡을 조금 길게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다보니 '우와' 소리나게, 비싼 술을 매일같이 드시러 다니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런 경제력이 없는 고로 가격도 중요한 부분으로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비슷한 분위기에 비슷한 맛이라면 가격이 저렴한 쪽으로 마음이 기울곤 합니다. 포스팅 하단에 대략의 가격 정보를 남기는 건 저와 비슷한 분들이 예산을 짤 때 참고하시라는 이유에서고요. 아, 단순한 인간인지라 종종 공짜 술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으면 어느정도 그 집의 인상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포스팅에 한마디라도 언급하고 있으니 혹 어떤 술집을 방문하기 전 정보를 얻으려 들르신 분들은, 이점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설탕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조미료가 맛있는 것도 알지만 둘을 피하려는 건 개인적인 성향입니다. 고등학교때까지도 라면/햄버거를 못 먹게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탓에 그 인공적인 맛에 민감한 편이지만, 또 한 입 먹으면 그 감칠맛에 넘어가는 평범한 사람이고요. 다만 매일 아침 눈 떠서부터 생활하며 제가 먹는 것들엔 거의 항상,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단맛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하루를 마무리하려 마시는 술에서 만큼은 다른 맛이 났으면하는 바람에 달콤한 술을 멀리하게 되네요. 다양한 농도의 쓴맛을 비롯해서 고소한맛, 담백한 맛(?), 깊은 맛(??), 풀맛(???) 등 덜 자극적이고 풍부한 맛을 즐기고 싶을 뿐이지, 무조건 달달한 술을 평가절하하는 건 아니란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슬슬 정보가 쌓이고 있네요. 좌측(모바일은 우측 상단) 메뉴의 술, 술집 카테고리 옆 작은 기호(ⅴ)를 누르면 두세가지 하위 카테고리로 분류되어있으니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관심사가 특정하신 분들은 왼편의 태그 목록을 보시면 '소주', '광화문', 'BAR'... 요런 식으로 모든 층위의 주제어들이 출현 빈도에 따라 색인되어 있으니 둘러보시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 이름을 누르시면 첫 화면인 전체글 보기로 연결됩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 과음하자는 말로 (추가) 소개글을 마치고 싶네요. 각종 가르침, 지적, 추천, 질문, 잡담은 여전히 격하게 환영합니다! 1
- 이 기똥찬 표현의 크레딧은 도도어스 멤버인 윤모군에게 돌립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