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고급졌던 러스티 네일ㅎㅎㅎㅎ @청담 루팡
러스티 네일은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확 끌린 칵테일이었다. '녹슨 못'이라니 도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서양의 멋스럽게 빛바랜 열쇠/못/공구 등이 생각나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스카치 위스키에 꿀 리큐르(드람뷔)만 들어간 독한 술이라기에 아 내 취향이겠다, 싶어서 콜! 그거 주세요! 했는데 음? 처음 마셔본 러스티 네일은 녹슬거나 거친 느낌이라곤 전혀 없이, 아주 달고 부드러웠다. 음...?
(덧: '칵테일 역사가'들에 따르면 이 칵테일은 이름이 D&S, BIF, Little Club No.1 등등으로 불리다가, 1960년대에 드람뷔의 의장?인 Gina MacKinnon이 뉴욕 타임즈에다가 '러스티 네일'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렇게 굳어졌다고 하는데 왜 '러스티 네일'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함. 빛깔 때문인가...)
결론만 말하자면, 러스티 네일은 베이스 위스키로 피트나 훈연향이 강하면서도 달콤한 인상이있는 탈리스커나 라가불린을 콸콸 넣고 드람뷔는 양을 줄여 독하게 만들었을 때 내가 상상한 매력적인 거친 맛이 났다. 거기에 계피 막대를 태워 그 연기를 입힌 잔은 음, 달큰한 게 내 취향은 아니지만 기분에 따라 그 화려함도 가끔 반가울 때가 있었고, 계피 대신 매캐한 나무 칩 연기를 쏜 잔은 물개 박수를 칠만큼 좋았다.
이제껏 마신 것 중 제일 맛있었던, 홍대 RS 매니저님의 러스티 네일!
아무튼 우직한 올드패션드잔에 담아내는 칵테일 중 유일하게 종종 찾아마시는 술. 올드패션드/갓파더는 어떻게 해도 달아서 못 마시겠는 것에 비해 러스티 네일은 비율만 잘 맞추면 아주 맛있다. 살짝 달달한 간이 어우러진 매캐한 위스키의 맛, 그리고 진베이스 칵테일과는 또 다른 묵직한 질감이 온갖 상상력을 자극한다. 예쁜 계단 손잡이, 나무 벤치, 수염난 외국 미남(???)... 마시다보면 괜히 남자친구한테 미안해지지만 가끔 한 잔씩 꼭 생각나는 술.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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