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올(To Øl)의 우버 페일(Über Pale)
지점이 대여섯 개는 생긴 이 시점에 뒷북처럼... 드디어 방문한 더 부스. 다니엘 튜더의 그! 더 부스. 일단 처음에 놀란? 건, 생맥주 종류가 4개밖에 안된다는 것. 병맥주 4개까지 해서 도합 여덟 가지였는데 생각보다 단출했다. 음 일단 맥주의 맛을 떠나 장점을 나열하자면 1. 낮에 일찍 여는 것(12시 30분부터!) 2. 피자의 크기가 큰 것 3. 주류 외의 외부 음료 반입이 가능한 것 4. 포인트가 적립되는 것 ㅡ이렇게 네 가지.
일단 맥주 맛은: 더 부스 자체 양조장 맥주는 아니지만, 세계 10대 양조장으로 유명한 ▶투올의 우버 페일(윗 사진). 내가 페일 에일에 기대하는 건 화사한 홉의 향, 적절한 쓴맛, 풍부한 과일 풍미인데 우버 페일은 화사함, 달달함이 약했다. 홉의 맛도 뭔가... 오렌지 풍의 향이긴 한데 고무스러운? 짭짤한 끝 맛이 거슬렸다. 살짝 중간에서 더 무거운 것 같은 무게감에 약-중간 정도의 탄산감. 라거보다는 붉고 탁한 빛깔. 전반적으로 밋밋한 맛... 도수는 5.2%. 비싼 가격 때문에 두 배로 실망스러웠다.
투올의 레이드 비어(Raid Beer)와 미켈러x더부스의 대동강 페일 에일.
일단 ▶대동강 페일에일. 지난번 병맥을 마셔보고 내 취향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생맥주는 뭔가 다를까 해서 시켜봤다. 하지만 바로 후회ㅋㅋㅋㅋㅋㅋ. 역시 시트러스, 망고 풍의 향이 있지만 코에 닿는 향은 강하지 않았다. 홉의 쓴맛은 가볍고 적절한 편이지만 그 쓴맛을 받쳐줄 화사함, 혹은 달달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이었다. 얇은 거품은 빨리 사라지는 편이고, 탄산감은 약-중간 정도. 밀도감이 무거운 편은 전혀 아닌데 아주 약간 끈적한 느낌이 있었다. 불투명한 호박색에 도수는 4.6%. 대동강 페일 에일 역시 밋밋하다는 인상이었고, 유쾌하지 않은 짭짤함?이 있었다. 나는 고무rubber가 떠올랐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걸 뭐라고 표현할지 궁금...
그나마 마셔본 생맥주 3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레이드 비어! 메뉴에는 홉의 맛이 강조된 라거(Hoppy Lager)라고 되어있었는데, 정말 라거라고는 믿기지 않는 IPA 스타일의 과일향이 났다. 화사한 홉의 풀 향이 있으면서도 라거답게 쓴맛은 매우 약한 편. 보통 정도의 무게감으로 쉽게 마시기 좋았고, 5.2%의 도수도 마음에 들었움. 에일 쪽으로 이제 입문하는 친구가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었다. 홉의 화사함과 과일 향을 쓴맛 없이 가볍게 맛볼 수 있는 맥주. 유일한 단점은 파인트(약 470ml) 한 잔에 1.1만원이라는 사악한 가격.
일찍 여는 것이나 여유로운 분위기, 포인트 적립 등등의 가게 운영방식은 마음에 들었지만 정작 맥주/피자 맛이 취향에 안 맞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더 부스의 자체 생맥주가 14종류나 되는데 경리단점에는 대동강 페일에일 딱 하나밖에 없는 것도 의아한 부분. 가격도 경쟁력이 있는 편은 전혀 아니고... 경리단 부근에서 점심때부터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땐 대안이 없으니 다시 들를 법도 하지만, 서너시 이후라면 바로 옆집인 맥파이나 건너편의 헤븐포어지(Heaven For a G)를 방문할 듯. 하지만 이렇게 지점이 많이 생긴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체 생맥주를 더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가 볼 예정. 난 맥덕이니까!
주소: 용산구 이태원동 705, 전화번호: 1544-4723
가격: 생맥주(470ml) 0.6~1.1만원, 병맥주(330ml) 6.5~8천원. 조각피자 4.5천원, 케틀콘 4.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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