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꼽은 건지 모르겠지만, 풍문으로는 지난해 샛별처럼 나타나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는 양조장, 더 핸드 앤 몰트. 직영점?이 신촌에 생겼다길래 얼른 달려가 봤다. 이대 후문-연대 동문회관 쪽이라 남들에겐 외진 위치겠지만, 내게는 등교길이라 더할 나위 없는 위치ㅎㅎㅎㅎㅎ 입구가 숨겨져 있는 편인데, 잘 비집고 건물의 6층으로 올라가면 우아하고 예쁜 가게가 나온다! 특히 테라스가 무슨 호화 리조트의 풀 사이드 같기도 한게... 아직은 좀 춥지만, 여름밤엔 분위기가 엄청날 것 같았다. 그러니까 장점은 맥주보다는 칵테일바에 가까운 예쁜 가게 분위기. 그런데 단점은 단 한 칸인 화장실과 느린 서빙. 친절한 매니저님? 혼자 홀과 바를 모두 담당하시는데, 일손 부족이 심각했다. 맥주 주문은 물론이고 냅킨이나 초에 불을 켜달라는 것같이 간단한 것들을 부탁드려도 한. 참.을 기다려야 했음. 정말 한~참. (답답)
핸드앤몰트의 생맥주는 구성이 다양하게 9종류가 있다: 페일 에일/ 독일식 밀맥주/ 필스너/ 벨기에식 밀맥주 / 슬로우 IPA/ 영국식 에일/ 벨지안 두벨/ 모카 스타우트/ 배럴 에이지드 스타우트 이렇게. 특이한 건 9종류 모두 맛볼 수 있는 슈퍼 샘플러가 있다는 것! 물론, 4가지만 골라 맛볼 수 있는 스몰 샘플러도 있다. 메뉴에는 쓴맛의 강도(IBU)가 수치로 표기되어 있어 선택에 도움이 됐다. 수치를 봤을 때 전반적으로 쓴맛은 약한 편. 미국식 IPA가 없어서 그런지, 슬로우 IPA가 IBU 40으로 가장 쓴 맥주였다.
흔한 여자 둘의 술상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맛본 건 벨지안 두벨과 플라워 파워 필스너(Flower Power Pilsner). 벨지안 두벨은 맥아의 단맛이 두드러지는, 고소한 맥주였고 플라워 파워 필스너는 홉의 화사한 과일/풀향이 살짝 올라오는 라거였다. 배럴 에이지드 스타우트와 모카 스타우트, 슬로우 IPA, 독일식 밀맥주도 다 마셔봤는데 수다 떠느라 기록을 하지 않아서... 전반적인 인상만 남기자면 매우 무난하다는 것. 좋게 말하면 쉽게 마실 수 있고, 모두 균형감이 좋다ㅡ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좀 심심했다. 각 메뉴가 모두 다른 맛을 내는 것, 해당 맥주 갈래의 특징적인 맛을 살리고 있다는 건 분명 잘 만들었다는 건데 너무 점잖고 얌전한 느낌? 맥주에 이제 막 입덕하고 있다면 신나게 즐길 수 있겠지만, 강렬하고 특색있는 맥주에 이미 빠져있다면 심심할 수 있을 법한 맛.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부실한 안주. 치즈스틱을 시켰는데, 치즈 스틱은 그냥 맛이 없었고 곁들여 나온 감자튀김은 빼빼마른데다 기름에 푹 절어서... 그냥 조리 수준이 별로였다. 다른 안주를 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정도? 아무쪼록 맥주와 분위기가 준수하니 배를 채우고, 2차로 맥주와 분위기만 즐기러 오는게 좋을 법한 집.
주소: 서대문구 성산로 519 대신빌딩 6층, 전화번호: 02-393-9096
가격: 생맥주 7.5~9천원, 스몰/슈퍼 샘플러 1.5/2.9만원. ㅡ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맥주가 6천원인 Happy Hour!
감자튀김, 치즈스틱 등의 간단한 안주류 7~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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