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올림픽, 월드컵 등이 있듯 술에도 세계 대회가 있다는 거, 아셨나요? 글렌피딕, 제임슨, 코앵트로, 패트론처럼 유명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술 회사에서는 자기네 술로 칵테일을 만드는 대회를 열곤 하더라고요. 그럼 각 나라에서는 국가 대표 선발전을 여는데, 결선에선 보통 일반인도 칵테일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시음(👏)도 맘껏(👏) 할 수 있는 행사가 됩니다(👏👏👏). 6월 3일, 지난 일요일에는 모두에게 친숙한 아이리쉬 위스키 제임슨을 가지고 '한식과 잘 어울리는 창의적인 칵테일'을 만드는 대회가 있었어요. 아주 후끈했던(진심 더웠던...) 행사 현장을 간략하게나마 소개를 해볼까합니다. 촤하하핳하하.
잘은 모르지만 주워듣기로, 제임슨 대회는 다른 대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니어'들의 등용문?같은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규정이 있는 건 아닌데, 그냥 어쩌다보니 경력이 길지 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암묵적인 합의나 분위기가 있는듯 없는듯...하다고 합니다. 또 하나 특징적인 건 1회부터 지금(3회)까지 이어져오는 동안, 항상 주제가 '한식' '한국적인'이었다는 거예요. 예전 한 번은 동치미를 이용한 칵테일도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헉했던 적이 있습니다(외국에선 예전부터 칵테일에 피클 국물을 넣기도 해서 그렇게 요상한 조합은 아니라고 하네요). ㅎㅎㅎㅎㅎㅎㅎ.
...는 한 쪽 벽면에서 상영되던 작년 대회의 영상.
주최측에서 의도한 모양과 분위기가 저런 거구나 아 그랬구나 알 수 있었숩니다.
그리고 현실은 요러코롬.
주차장을 비우고 부스를 세운 거라 펑키한 느낌은 있었는데
냉방이 되지않아 엄청... 정말 엄청... 더웠어요.
각 참가자 부스에 줄을 서서 조금씩 시음해 볼 수 있었는데,
바글바글해서인지 주위 사람들이 앳되어보여서인지,
어째 대학 축제에 온 것 같은 느낌도 있었더랬습니다.
덥기도 하고,
남의 행사에 주책맞게 끼어든 것 같아 초큼 뻘쭘한 마음도 있어
메모없이 그냥 마구 먹고 마셨지만 기냥 기억나는 대로,
음료에 대한 두루뭉술한 감상은 아래에 접어둘게용.
한 켠에는 그냥 제임슨 하이볼을 마실 수 있는
주최측의 부스도 있었꼬요.
간단한 소시지/약과/나초 등의 음식도,
투호를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어욥.
아무튼 이렇게 약 한시간 반 정도의 부스 시음 행사 끝에,
구경꾼?들의 투표에 저지judge들의 채점을 더해 결과는!!!!!!
1위 더 그리핀 바의 서정현 바텐더('솥'),
2위 로빈스 스퀘어의 전대현 바텐더('밥술')가 뽑혀
국가 대표로 아일랜드에 간다고 합니다 👏👏👏
평소 제임슨은 아주 부드럽고 단순한 맛이라 칵테일에 쓰기엔 개성이 없단 생각이었는데 그런 와중에도 잘만 만들면 일단 맛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히려 개성이 약해서 다양한 느낌으로 변신이 가능하구나, 하는 감상도 생겼어요. 행사덕에 반가운 얼굴도 많이 보고, 흥미로운 음료와 술도 맛보고 분명 한 번쯤은 가볼만한, 재미있는 행사였지만 장소... 정말 장소만큼은 조금 더 쾌적했으면 좋았을 것 같숨니다. 인스타를 둘러봐도 모두 하나같이 더워 죽겠단 말을 빼놓지 않더라고요. 거기에 구경꾼 입장에서 욕심을 부려보자면 대학 축제같은 분위기보다는 조금 더 <대회>같은 느낌이 나게끔 칵테일을 만드는 모습, 심판이 평가를 하는 모습 등 경쟁의 측면이 부각되었으면 좋겠으나... 어째 맨날 투덜투덜만 하는 재수없는 아줌마가 된 것 같아 반성을 하면서 갑작스레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읍니다. ^,^; 다음 번엔 월드클래스 소식으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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