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에서 명함 받았어요 꺆
티스토리에서는, 연말에 <블로그 결산> 행사를 하더라고요. 클릭 몇 번만 하면 한 해 동안 쓴 글의 개수, 주제, 조회수, 댓글 등의 통계를 예쁘게 정리해주는데 여기에 참여한 블로거 중 500명을 뽑아 소정의 문구류를, 그리고 100명에겐 거기에 더해 명함을 줘요. 근데 투표를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기에 될리가 없지 싶어 욕심조차 안 냈더랬습니다. 그래도 뭐, 예쁜 그래픽이나 확인해 봐야지, 하고 둘러보고는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당첨 알림이 떠서 진짜 놀랐어요. 그 뒤로 목이 빠져라 기다린 끝에 도착한 명함과 선물. 아래에 요 자랑과 더불어 블로그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흐헿헤헤ㅔ헤ㅔ헤헤.
블로그를 개설할 당시의 제 목표는 당차게도 세상의 모든 술을 이야기하는 거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워낙 술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면서 막상 마셔본 종류는 많지 않던 차에, 언젠가는 나만의 술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까지 더해져 나온 소개문구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좋아하는 주종이 뚜렷해지고 술을 예전만큼 자주 마시기가 어려워지면서 제가 올리는 후기가 처음 결심만큼 다양하게 안 되더라고요. 훑어보니 막걸리, 칵테일과 Bar에 관한 글이 가장 많네요. 여기에 더해 일단 올해는 위스키와 전통 증류주를 좀 더 마셔볼 생각이에요. 맥주는 어째 좀 시들한 시기이고, 와인은 자주 마시는데 맛을 느끼는게 예전보다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주제는 현재와 비슷한 추세로 갈 것 같습니다.
가격 :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네요. 저는 옛날에 술/술집에 대해 검색할 때 가격 정보가 없는 경우 되게 답답했어요. 궁금한 이 술/술집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인지 아닌지 판단이 중요하더라고요. ㅎㅎㅎ. 그래서 앞으로도 대략적으로나마 항상 포함할 생각이여요.
셰리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술이에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셰리 중에서는 루스토의 로스 아르코스 아몬티야도를 가장 좋아해요. 제 입맛엔 향이 정말 달달고소하면서 적당히 쿰쿰하고 달고 시고 동그랗게 질감까지 보드랍더라고요. 750ml 병당 2만원 초반인 가격까지 고려하면 이것보다 더 훌륭한 술은 없는 것 같아요. 셰리만세 만만세.
캐스크 : 심심할 때마다 술에 관해서 이리저리 찾아보는데, 최근 위스키 업계의 셰리 캐스크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를 발견하고 번역해두었어요(링크). 미국 위스키의 비증류 생산자(링크)도 그렇고, 인터넷에는 흥미로운 정보와 논쟁들이 많더라고요. 일단 주류 업계의 '소비자 기만'이라는 포인트에 가장 관심이 많지만, 술을 빚고 숙성하는 과정이나 칵테일을 만들 때의 기법에 관해서도 틈틈이 소개할 계획입니다. 다만 생업이 바빠져서... 한 분기에 한개나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홍대 : 이제까지는 홍대와 광화문 일대를 주로 다녔는데, 최근 직장이 삼성으로 바뀐 터라 앞으로는 강남쪽도 자주 다니게 될 것 같아요. 신사/청담/선릉/강남/삼성 근방의 좋은 곳 있으면 언제든 추천 남겨주세요!
작년엔 글 163개를 올렸으니 한달에 13개 꼴이네요. 아예 쉬던 기간도 있고 달별로 좀 들쑥날쑥, 편차가 있긴 한데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술은 항상 꾸준히 마시지만(ㅎㅎㅎ) 바쁠 때도 있고, 그냥 블로그가 시들할 때도 있고하다보니 꾸준히 포스팅을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건강이 허락할 때까진 운영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촤하하하ㅏㅎㅎ.
술 이야기를 일상다반사 카테고리로 넣었더니 일상이야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소한 블로그가 됐네요. 개인적으로도 더 가열차게 놀러다니지 못하는 게 아쉽긴 하지만, 술을 마시려면 돈을 벌어야 하다보니 앞으로도 술집보다는 술 이야기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여행을 다닐 일이 많지는 않지만 해외에선 특히 그 나라의 술이나 술집, 양조장 등을 좀 찾아다니려고 노력하는 편이여요. 작년 대만에서는 카발란 증류소에 가지 못한게 한인데, 아쉬운대로 타이페이에서 바투어를 했던 후기는 요기에 있습니다(링크). 틈틈이 먼 나라의 소식도 올려볼게요.
년에 10만명, 블로그 치고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천천히 늘어나는 방문자수와 더불어 다양한 유입 경로, 블로그내 검색 키워드를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방문자분들이 그닥 궁금해할 것 같진 않지만 오늘은 그냥 말이 많이 하고싶으니 인상깊었던 키워드로 셀프 Q&A를 진행해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티니 마시는 법' : 가끔 마티니 마시는 법, 위스키 마시는 법 이런 검색유입이 종종 있는데 저로서는 의도를 모르겠더라고요. 잔을 들고, 입으로 가져와서, 기울임과 동시에 입을 벌리면 마실 수 있는데... 이런 게 궁금했던 건 아닐 텐데... 아무튼 발견할 때 마다 한참 생각하게 되는 키워드예요.
'위스키 위염' : 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인가 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저도 식도염으로 한 때 고생해서 알아보니 술이 직접적으로 위산을 막 많이 만들어내거나 염증을 악화시키는 건 아닌데, 위의 근육을 이완시켜서 위산이 역류하기 쉽게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이러나 저러나 술이 몸에 좋을 리는 없겠죠. 저도 아플 땐 2,3주씩 간을 쉬게 해주고 있어요. 나이드니 몸이 예전같지 않네요. 흑흑.
'바 ㅇㅇㅇ 실망' : 가끔 업장 이름에 '실망' '별로' '비추' 이런 단어의 조합으로 유입이 뜨는데 이럴 땐 왠지 심장이 쫄리더라고요. 이런 키워드는 심지어 블로그 체류 시간도 10분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소심해서, 업주들이 모니터하고 있을 수 있다 생각하니 싫은 점을 속시원히 못 이야기하겠는 부분이 있어요. 술에 비해 술집의 경우 실망스럽거나 불쾌한 점을 최대한 둥글게, 약화해서 표현하게 되더라고요. 흑흑 이부분은 여즉 고민이 많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야할 지 모르겠어요.
'남편/결혼/학교/살 등' : 혹 글쓴이(저)를 특정해보려는 의도인 건지, 블로그 내에서 이렇게 검색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더라고요. 학교는 학부 대학원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남친도 잘 만나고 있습니다. '살'은 나이 궁금해서 쳐본 거겠죠 설마 살 뚱뚱 이런 거 아니겠죠... 아무튼 저는 투실투실한 직장인 아줌맙니다. 흑흑흐흐그.
암쪼록 항상 들러주시고 종종 댓글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올해도 자주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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