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스 + 에스프레소 + 우유 거품(왼) / 베일리스 + 우유 + 보드카(오)
술이 단 걸 안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커피/초콜렛 계열만은 예외다. 그러니까 편의점 RTD를 예로 들면 KGB는 별로지만 머드 셰이크는 좋음! 음... 그치만 머드 셰이크에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음료수 같기만 하다는 건데, 그런 면에서 초콜렛 맛은 덜하지만 한결 높은 도수 때문에 내 취향에 꼭 맞는 칵테일, 베일리스 커피와 베일리스 밀크. 커피 쪽은 에스프레소 샷으로, 밀크 쪽은 보드카로 술 기운을 높였다. 베일리스 밀크는 아무래도 보드카 층이 애매한 맛이라 섞어 먹는 편이 좋지만, 베일리스 커피는 섞지 않고 한 번에 마시는 게 더 재미있다. 동동 떠다니는 우유 거품을 비집고 에스프레소가 먼저 흘러 들어오고, 그 후에 달달한 크림이 입에 쏟아지는데 그 맛의 순서가 마치 늦은 밤에 비싼 초콜렛 한 알 까먹는 것 같은 느낌? 게다가 커피와 술의 조합이 각성/이완을 동시에 가져오는 것 같아서 그냥 술을 마실때와는 취기가 좀 묘하게 다르다. 섞어서 마셔도 맛있지만, 그러면 약간 평범하게... 아이리쉬 커피와 비슷한 맛이 된다.
꼭 베일리스가 아니어도, 크렘 드 카카오나 깔루아 처럼 비슷한 맛의 리큐르는 우유/커피와 쌓으면 대체로 맛있다. 층층이 쌓는 요령은 숫가락을 뒤집어 한 층의 유리잔 벽면에 대고 그 위로 다음 층의 술이 최대한 작은 면적으로 살살 닿게 조심스레 붓는 것. 지치고 힘든 날, 뭐 먹기도 싫은 날,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는 예쁘고 달달한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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