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메뉴인 것 같은 '불나방 한판'. 통삼겹bbq와 가리비, 오징어, 석화(싱싱함!), 야채가 나온다.
분명 사방이 온통 술집인데 막상 어딜 들어가야할지 모르겠는 동네... 홍대. 단골이 될 법하면 가게가 없어지길 반복해서, 홍대를 6년 다녔는데도 이모양이다. 이거 다들 그런거... 맞죠...? 암튼 이 날도 원래 가려던 집이 만석이라, 커피 프린스 쪽의 이골목 저골목 방황하다 여유로운 분위기에 이끌려서 들어오게 됐다. 가게가 반지하인데 한 켠의 전면 유리창을 모두 열어놓으니 야외 테라스에서 앉은 것 같으면서, 선선한 기분이 들었다. 붐비지 않는데다가, 호화롭지도 허름하지도 않은 편안한 인테리어가 딱 술맛나는 분위기ㅎㅎㅎ.
화로구이라는 말에 꼭 맞게 고기, 해물, 야채, 과일 등 거의 모든 메뉴가 구워먹게 되어있다. 바로 앞에다 놓고 구워먹는게, 정말 바베큐하는 것 같아 재밌는데다 천천히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자카야의 꼬치 구이랑은 다른 스타일. 첫 방문이니 골고루 섞인 '한판' 메뉴를 시켰는데, 육즙이 촉촉한 고기를 좋아하는 내게 금방 파삭해지는 돼지고기는 별로였지만 간간한 야채와 신선한 해산물이 괜찮았다. 초장을 따로 주셨음 더 좋았을 것 같긴 한데, 굴이 특히 신선하고 맛있었음! 적어 보이던 양은 먹다보니 식사를 안했는데도 배가 불러올만큼 푸짐했다. ㅡ 이걸 다 먹고, 그래도 심심해서? 구운 과일(초콜렛 바나나, 파인애플)과 마시멜로도 먹었는데, 보통 술집엔 없는 달달한 디저트 메뉴인 것도 재미있었다. 아무튼 메뉴도 다양하고, 신선하고, 분위기도 좋은데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스 종류가 조미료가 과한 맛이라는 것? 그러니까 음식과 같이 나오는 양념들이 마요네즈, 쌀국수/샤브샤브 집에 있는 것 같은 자극적인 소스 풍이었다. 뭐 안 찍어먹으면 그만이지만, 기름과 간단한 향신료(각종 허브) 정도로 맛있게 조리한다면 더더욱 좋을 듯.
맛있었던 하이볼b
그리고 마음에 쏙 들었던 하이볼. 위스키의 맛이 희미하지 않았고, 레몬/라임향이 강한 편인데 맛있었다. 궁금해서 뭘 섞으신건지 여쭤보니 진로/캐나다 드라이/토마스 헨리가 아닌 처음보는 까만 병의 토닉워터를 쓰고 계셨음(신기). 아무튼 아주 개인적인 느낌, 그냥 느낌적인 느낌인데 이 집의 요리는 소주, 맥주보단 하이볼, 혹은 소주+토닉워터 칵테일 등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근거는 없고, 그냥 요리를 한 입 먹었을때 곱창이나 삼겹살처럼 소주가 착 달라붙는 느낌은 아니었음. 탕이나 생선 종류를 안 먹어서 그런가... 아, 사케와 맥주도 대여섯 종류가 있었다. 아무튼 적당한 가격에, 여유로운 분위기에, 괜찮은 안주와 맛있는 하이볼이 있어서 만족스러웠던 곳. 전체적인 방문 경험이 재미있었고, 사장님들도 친절하셨음b. 어수선한 홍대에서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는 집!
ㅡ덧: 노래 선곡이 딱 내 취향! 장르는 뒤죽박죽이지만 인디(메이저가 아닌) 음악 위주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이장혁의 '오늘밤은'과 Daft Punk의 'Something about us'. 노래가 좋으면 술맛도 좋아지니까 :)
주소: 마포구 서교동 327-43, 전화번호: 02-6338-2008
가격: 불나방 한판 2.9~3.2만원. 해물 구이 0.6~1.3만원, 생선구이 0.8~1.9만원, 야채/과일 꼬치(2pc) 3˜6천원.
소주 4천원, 화요 2.5만원. 사케 간바레 오또상 3.5만원, 요하찌로 1800 6만원, 도쿠리 1.2만원, 하이볼 7-8천원
맥주 맥스 크림생맥 4천원, 클라우드 5천원, 기린 이치방/호가든 그랑 크루/발라스트 하바네로 등 0.8-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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