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밥집에서도 술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그중 내 기준에 술집이라고 인식되는 경우는 오랫동안 앉아서 편히 술을 마실 수 있는 분위기일 때다. 코엔은 점심땐 그냥 식당이지만 저녁부턴 주점이란 것을 확실히 하는 게, 낮/밤으로 메뉴가 다르다. 아무튼 여긴 벤토 종류로 유명한데, 사진의 가이센(사시미) 벤토, 덴뿌라 벤토, 스테키 벤토... 모두 이름에 들어간 메뉴가 계란말이를 포함한!!!!! 각종 일식 찬과 함께 푸짐히 올라가 있다. 아래는 새콤, 고슬한 밥과 초록색 풀 샐러드가 같이 깔려있어서 성인 남자도 양이 모자란 경우는 드물듯. 스테키 벤토의 경우 고기가 질겼던 적, 지나치게 익혀나온 적이 있었는데, 스탭분께 말씀드렸더니 매번 쿨하게 다시 조리해주심b. 나는 식당/주점을 방문하는 전체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편이라 서비스도 유심히 보는데, 친절하단 느낌을 주는 직원은 한 명도 못 봤지만 불쾌한 경우는 없었다.
잔당 만원꼴인 기린/산토리 등의 생맥주와 처음 보는 일본 술 종류가 꽤 있었던 것 같다. 사케 외에도 사와랑... 모르는 것들을 본 것 같음. 하지만 다행히 국산 소주와 맥주도 있다. ㅎㅎㅎ. 안주용 요리와 라멘 종류도 많은데, 블로그도 시작했으니 기억을 더듬으러 곧 한번 방문 해야 할 듯! 하늘색 물병과 냅킨을 눌러놓는 솔방울을 보면 곳곳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진다. 가게가 예뻐서, 풀이 초록빛인 봄/여름에 창가 쪽에 앉으면 분위기가 좋다. 아, 여름엔 야외에도 자리가 있음. 이 분위기가 좋아서 여긴 낮에 밥 먹으러도 종종 가곤 한다. 가격대는 꽤 높아서 '내가 살게!'라는 호기로운 말은 안 하게 된다...
ㅡ얼마 전 방문하고 덧붙이는 말:
약간 새콤한 맛 외에 밍밍했던 기린 생맥주. 하지만 일본 맥주 맛을 잘 몰라서 이건 '그냥 그런가보다...' 했고, 고기가 땡겨서 시킨 차슈 덮밥은 만족스러웠다. 탱글탱글 기름진 차슈에 수북하게 올라간 아삭아삭 양파, 푸짐한 야채 반찬. 기대하던 준수한 맛.
그런데 그 후론 실망의 연속... 일단 30분 걸린다던 시샤모 구이는 바짝 타서 나왔다. 홀에 계신 분께 말씀드리니 바로 바꿔주셨고, 죄송하다며 연어 회를 그냥 내주시는 걸 보곤 아 접객에 신경 쓰시는구나, 하고 안심했는데 웬걸. 시샤모 대신 시킨 모듬 튀김도 수준 미달이었다. 얼핏보면 괜찮지만 기름에 절어있는 수준이라 느끼해서 하나 이상 먹기가 힘들었다. 비싸지만 믿고 가는 집, 항상 맛있어서 좋아하는 가게였는데 당황스러웠던 경험. 이 날만 그랬던 건지 최근 방문했던 분들이 계시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심정에서 몇마디 추가해본다.
- 주소: 종로구 사직동 9 풍림 스페이스본 201동 108호, 전화번호: 02-738-1717
- 가격: 벤또류 1.5~2만원, 생맥주 1만원선, 소주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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