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위스키 하이볼. 군침돌지 않나요?
다른 블로그에서 마주친 하이볼 사진이 계속 눈에 아른아른해서, 친구를 꼬드겨 일과를 끝내고 저녁 늦게 들러본 심야식당. 거하게 마시기보다는 그냥 맛있는 거 앞에 놓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수다를 떨고 싶었는데, 적절한 선택이었다. 식사류는 단촐하게 서너가지, 안주류는 다양하게 있었다. 데리야키가 대표 메뉴인 것 같은데, 불? 훈제? 향이 식욕을 돋우긴 했지만 워낙 단 음식을 안 좋아하는 편이라 달근한 소스의 데리야키는 그냥 그랬다. 계속 맨밥 생각이 나서, 훨씬 저렴한 데리야키 덮밥을 시킬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못 먹을 정도로 양은 굉장히 푸짐했다. 인심은 후한걸로. 사이드의 샐러드 소스도 옛날옛적 급식에서나 봤던 스타일이라 당황스러웠는데 음식이 맛없는 집은 아니었다. 식사류의 아부리소바: 수란과 파, 그리고 매콤한 기름소스?에 비벼먹는 면 요리가 맛있었다. 양념이 담백하면서도 매콤했고 면은 우동만큼 도톰하고 쫄깃했다. 그리고 유자향이 나는 단무지 기본찬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이것만 안주로 놓고도 술 계속 마실 수 있을 느낌ㅎㅎㅎ. 재방문해서, 다른 요리를 맛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보기 드문 하이볼을 파는 것은 마음에 든다. 게다가 위스키와 섞을 음료로 탄산수, 토닉워터, 진저에일 중 하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술고래라 그런건지... 위스키의 양이 너무 적게 느껴졌다. 잔의 로고로 미루어봤을 때 베이스로 산토리 위스키를 쓰는 것 같았는데, 그걸 느끼기엔 (탄산수에 마셨는데도) 위스키의 향과 맛이 희미했다. 게다가 조각 얼음이 너무 빨리 녹아서, 천천히 마실 경우 위스키 맛도 탄산도 애매한 음료가 된다. 꽤 빨리 들이킨 첫 잔은 그래도 '하이볼이닿ㅎㅎ'하면서 마셨는데, 둘째 잔은 오래 두고 마시니 좀, 물 같았다. 다음 번엔 생맥주나 아예 소주, 소맥을 마실까 한다. 좁고 아기자기한 가게, 옹기종기 모여앉는 분위기가 좋아서 술 마실 분위기는 꽤 난다.
위치는 상수 저 끝자락에 구석진 곳이고, 가게가 좁아 3인 이하만 입장이 가능한데 인기가 많은 집이라 그마저도 저녁 식사시간대에는 기다려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듯 하다. 22시가량 아예 늦게 가는 것이 속 편할듯.
주소: 마포구 와우산로 3길 28, 전화번호: 02-6339-1336
가격: 데리야키 덮밥 8천원~1만원. 아부리소바 7천원, 안주 요리류 1.5~2.2만원, 하이볼 7천원, 소주 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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