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로니
바bar가 서비스업에 속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조건 사근사근한 친절함을 필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하는 사람의 성격이 워낙 냉랭할 수도 있고, 취객과의 시시콜콜 대화가 달갑지 않을 수도 있고. 가격이든 분위기든 가게 운영 방식은 전적으로 사장 마음이니 그런 부분이 마음에 안 들면 안 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 그런데 내가 소비자 입장에서 유일하게 갖춰야 하는 것으로 꼽는 건, '맛있는' 음료를 제공하는 거다. 그리고 그 '맛있음'은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 다르므로 손님의 취향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맞춰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모어댄위스키는 실망스러운 곳이었다. 칵테일을 주문했을 때 따로 좋아하는 술이 있는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등의 질문이 전혀 없었고, 음료가 나온 후에도 음료 맛은 어떻냐는 확인 역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이 있다면야 다행인데... (보통보다 술을 엄청 세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음에도) 러스티네일과 네그로니는 너무 달았고 김렛은 살짝 시고 묽었다. 맨하탄은 술맛이 튄다는 인상.
벽이 없이 훤한 통 유리로 되어있어, 손님들이 조용히 술을 마시는 뒷모습이 가게 앞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고즈넉한 풍경이 된다는 것 빼고는 좋은 인상으로 남는 게 딱히 없었던 곳. 근처 비슷한 가격대의 바(e.g. 바코*, 헤븐***, 리틀*, 노네*)등에 비해 술의 구색이 훌륭한 것도 아니고, 재미가 있거나 친절한 것도 아니고,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신촌에서 실내가 가장 예쁘긴 하지만 재방문의사 없다.
주소: 서대문구 연세로 11길 40 스토리하우스, 전화번호: 010-6379-6002
가격: 칵테일 약 1.3-1.5만원선, 커버차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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