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드릭스, 안티카, 캄파리. 좋은 것만 넣(었는데 내 입맛에는 다소 달고 눅진했던) 네그로니.
한 번 가서 잘은 모르지만 또 방문하고픈 매력을 못 찾은 곳. 옛 리포카 맞은 편, 큰길가에 있으면서도 살짝 골목 안쪽으로 아늑하게 묻혀있는 바bar다. 어둑어둑한 조명에 벽과 술장을 나무로 짜넣은 조용한 가게 내부는 새 가게같지 않게, 제법 포근한 분위기이고 외부의 화장실도 쾌적한 경험을 제공하려 신경쓴 티가 많이 난다. 이미 단골인 것 같은 손님들이 편안한 표정으로 술과 대화를 나누는 풍경까지도 훈훈한데, 내게는 가장 중요한 칵테일 맛이 낯설고 어려웠다.
칵테일에서 변형의 범주를 거의 재정의한 사이드카. ㅎㅎㅎㅎ갸웃갸웃하면서도 다 마시긴 했다.
일단 좋은점을 꼽자면 칵테일이 1.5만원 이하로 저렴한 축인데 탈리스커, 헨드릭스, 패트론 같이 좋은 재료가 쓰인다는 것. 그런데 그 술들의 조합이 신박하다고 해야할지, 이상하다고 해야할지 사람에 따라 많이 갈릴 묘한 경계에 있었다. 카카오 리큐르 대신에 패트론 카페를 쓴 알렉산더는 아주 세고 찐득한 달콤함을 매력으로 칠 수 있을 정도였으나 탈리스커가 들어간 사이드카는 새롭다기보단... 엉뚱함에 가까웠다.
나와의 궁합이 안 맞았고, 개인적인 경험이 이러저러했다는 거지, 나쁜 곳이라는 건 절대 아니다. 사실 같은 가격대의(예: 신촌 모*****) 바에 비하면 분위기/술의 구색부터, 칵테일의 맛까지도 '독창적인 시도'를 매력으로 꼽을 만한 곳이다. 이 공간에 어울리는 차분한 사장님과의 '느낌적인 느낌', '바이브'만 잘 맞는다면 이 구역의 아지트로 삼을 만하지 싶다.
주소: 마포구 와우산로35길 71-3, 전화번호: 010-9533-8204
가격: 칵테일 1.3-1.5만원. 커버차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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