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Coat Brewery & Cafe - Indica IPA (355ml, 6.5% ABV)
어제 발베니 12를 마시면서도 느낀 건데, 오랫동안 마셔온 익숙한 맛들은 혀가 아니라 감정 내지는 기억에 와닿는 것 같다. 인디카 IPA는 사오년 전쯤 천장이 높은 한남동의 카페에서 처음 맛봤다. 당시엔 시뻘건 인도풍 코끼리 그림 라벨도, 입구만 넓은 튤립잔도 멋있게만 보여서 공들여 사진을 찍어뒀었다. 막상 그 멋스런 맥주의 맛은 씁쓸, 쌉쌀한 것이 영 낯설었지만 어서 이걸 진심 맛있다고 느끼고 싶었던 마음도 기억이 난다. ㅋㅎㅎㅎ.
그러니까 편의점/마트에서 파는 라거, 밀맥주 말고 내가 처음으로 맛본 크래프트 비어, 혹은 에일류가 인디카 IPA인 건데, 줄기차게 마셔와선지 (여전히) 홉의 쓴맛을 즐길 줄 모르는 내 취향에도 이상하게 인디카 IPA는 항상 반갑고 맛있다. 잔을 들고 입에 술을 흘려넣으면 자몽, 망고류의 상큼한 향이 톡톡 터지면서 부드러운 질감으로 쌉쌀한 맛이 몰려오는데 그게 어쩐지 시원하단 인상이다. 향도 맛도 호피한 맥주(IPA)중에는 유일하게 자주 사먹는 술. 고작 4년쯤 마셔놓고 마치 어린 시절부터 각인된 맛인냥 쓴 것 같아서 민망하지만 일단 크맥 첫경험이라 내게는 남다른 것이ㄷㅏ( ˙ω˙)...
늦은 밤 맨입에 꼴깍이기도, 피자/파스타 등 서양 음식에 곁들이기에도 좋은 술. 가격은 보통 마트에선 5천원쯤, 술집에선 9천원가량인 것 같다.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술이지만, 조금 더 바라보자면 편의점에도 들어왔으면 좋겠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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