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ppistes Rochefort 10 (330ml, 11% ABV, IBU 27)
처음으로 편의점 냉장고에서 볼 수 있는 맥주가 다가 아니란 것을 알고 인디카 IPA 같은 걸 마시면서 오!!! 오!!! (쓰지만) 신기해!!!!하던 시절, 너무 신기해서 미국에 있는 미국 친구에게 너네 나라에 이런 세계가 있다는 걸 아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친구는 시크하게 맥주는 벨기에라며 맥덕이라면 언젠가는 벨기에 맥주에 정착하기 마련이라고 그랬다. 그게 벌써 3-4년 전인데 나는 아직도 그 경지에 못 다다랐다. 음, 벨기에 맥주는 맛있고 맛없고를 떠나서, 맛을 보고 표현하기가 유독 어렵다. 미국 맥주는 우물우물하다보면 오렌지, 자몽, 풀, 카라멜 등이 한번씩 입안에서 나 여깄소, 하는 느낌이라면 벨기에 맥주는 뭔가... 뭔가... 굉장히 많은 맛과 향들이 한데 뭉쳐서 발효된 느낌...
가라앉을 생각이 없는 쫀득쫀득 어마어마한 거품...
로슈포르 이것도 맛이 꽤나 추상적이란 느낌이다. 폭신한 거품을 헤치고 술을 한모금 넘기면 확연히 감초, 건포도/건자두 같은 단맛에 탄내가 살짝 따라붙는다. 11도에 달하지만 톡톡한 탄산감 덕인지 그리 부담스럽진 않다. 알콜감이 부담스럽진 않은데, 복잡다단한 맛이... 뭐랄까, 약품(감기 시럽???) 같기도 하고, 물탄 와인 같기도 하고, 어느 순간엔 또 잠깐 코코아 같기도 하고 오묘하다. 오래 두고 마실 수록 자두/와인같은 향이 더 올라왔는데 이쪽이 훨씬 맛있었다. 냉장고에서 꺼낸 직후에 먹지 말고 좀 미적지근해지게 기다렸다 마시는게 좋을듯.
Ratebeer.com에서 100점을 유지하고 있는 평판 좋은 술. 트라피스트가 유행아닌 유행을 타면서 작년부터 회식자리에선 부지런히 찾아 마셨고, 특히 로슈포르는 6, 8, 10을 다 까놓고 마시기도 했는데 음, 이쪽은 확실히 학습이 필요한 맛같다. 인터넷의 미사여구만 읽다 처음 마셨을 땐 ??? 달고 쓰고 센데;; 좀 힘들다... 했었더랬다. 그 뒤로 약... 대여섯 병을 거쳐 이제서야 음 괜찮네 정도에 도달. 그 참맛을 깨달으려 정진하기엔 가격이 너무 세다. 구입가는 약 1.3만원인데, 마트 최저가도 1만원은 되어 보인다. 아무래도 일단은... 가지 않은 길로 남겨두어야 할 것 같다... 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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