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 에밀리오 루스토, 이스트 인디아 솔레라 셰리

Emilio Lustau East India Solera Sherry N/V (750ml, 20% ABV)

@상수 빠넬로

인당 1 메뉴만 시키면 술을 집에서 가져가도 되는,

'콜키지 프리' 식당에서 마셨따. 

내 기준에선 리큐르마냥 미친듯이 달달한 술이었지만

음? 생각보다 식사에 곁들이니 덜 질린다.

단짠단짠 단짠단짠.

평소같았음 한 잔 밖에 못 마셨을 걸

여기선 음식 덕에 두 잔 넘게 마심.

포도품종은 팔로미노가 80%, 페드로 히메네즈가 20%라고 하네요.

근데 그것보다 놀라웠던 건 이 이만원짜리 와인이

숙성기간을 15년이나 거쳤다는 거;;

  '크림' 셰리는 보통 (담백한) 올로로소와 달달끈적한 페드로 히메네즈를 섞은 술을 뜻한다. 디저트 와인이라고 할 만큼 달아서 내가 이걸 마실 일이 있으려나 싶었지만 거의 반값 세일이라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정가는 3만원인데, 예전 판교 와인앤모어 오픈 행사 때 1.6만원에 구입!

 크림 셰리인만큼 역시나 과실청마냥 단맛이 강했지만 잘 익은 과일향(복숭아??)이 풍성한데다 약간의 산미가 끝을 받치고 있어서 생각보다는 질리지 않고 많이 넘어갔다. 아주 보드랍고 도톰한 질감도 매력적이다. 견과류 등의 주전부리와도 잘 어울리겠지만, 이탈리아 음식과도 좋았다. 한모금 한모금 할 때마다 음식 맛을 딱딱 끊어내고 달콤함으로 기분좋게 간질였다. 이 술, 자기주장이 꽤 강하다.

 한 두잔까지 맛있긴 했지만 강려크한 단맛탓에 반 병을 겨우 비우고, 나머지는 단골 바에 가져가서 칵테일을 만들어달라고 진상을 부렸다. 아무래도 아몬티야도나 올로로소만큼 맛과 향이 쉽게 날아가진 않을테니 한 자리에서 비우지 않고 사나흘정도는 두고 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 달달한 술을 좋아하는 경우엔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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