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 (자카파 럼, 아몬드 시럽, 더치 커피 등)
여의도 글래드 호텔 1층에 있는 바. 실내는 널찍하고 예쁘지만 아무래도 호텔 안에 있어 혼자 방문하는 외국인 투숙객도, 모임 중인 단체도 많다. 그 덕에 한남/청담과는 또 달리 덜 매니악한 분위기다. 그런만큼 맥주가 몇 종 구비되어 있지만 메뉴를 펼치면 처음 들어 보는 독립병입 위스키도 다른 유수 위스키 바에 견줄만큼 종류가 많다. 게다가 여기 계신 바텐더님이 정말정말 아주아주 친절하고 쾌활하셔서 '술알못' 손님도, 위스키 매니아도 기분 좋게 술 한잔 할 수 있는 분위기!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칵테일도 많은데다, 쾌활짱짱맨 바텐더님이 클래식 칵테일도 재치있는 변형을 많이 보여주셔서 이 날은 정말 예상에 없이, (그치만 행복하게) 과음했다. 사진은 그 중에서도 역대급이었던 베스퍼 마티니. 이제까지 마신 베스퍼는 대부분이 돈이 좀 아까운 맛이었는데, 이건 정말 질감도 도톰하면서 향이 엄청 풍부한 게 역대급으로 맛있었다. 뭔가 청초한 꽃같은 향이 섬세해서, 마시다보니 생전 본 적도 없는 은방울 꽃이 퍼뜩 떠올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반쯤 마셨을 때 레몬 껍질의 즙을 뿌리니 레모나 같이 새초롬한 (진의) 레몬향이 선명해지는 것도 재밌었다.
메뉴판도 멋있음. 여기 가세요 꼭 가세요 두 번 가세요...
홍대/연남 등지에 비하면 가격이 살짝 높은 편이지만 그만한 값을 한다는 인상이다. 한참 칵테일과 바에 권태를 느끼던 차였는데, 대여섯잔을 아주아주 기분 좋게 마시고 나왔다. 무엇보다 긍정긍정 쾌활한 바텐더님의 매력이 어마어마하다. 같은 말도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걸 확실히 느낀 곳(요청한 칵테일을 거절할 때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여기까지 와서 그걸 드셔야겠어요?', '저희는 그거 안 돼요' 라고 퉁명스레 답하는 곳들이 있는 반면 여긴 '제가 그건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자신이 없어요. 대신 이거는 잘 할 수 있는데 드셔보실래요?'로 상냥하게 말씀해주셔서, 기분 상할 일이 없었다). 가끔 바에 대해 말 할때 등장하는 '호스피탈리티'가 대체 뭔가...했는데 왜 매번 언급되는 요소인지를 딱 체감할 수 있었던 곳. 여긴 시간 내어 꼭 다시 찾을 예정이다. 뀨.
주소: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6, 전화번호: 02-6222-5533
가격: 칵테일 2-2.5만원, 커버차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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