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인 다니엘 튜더가 했다는, '한국의 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도 맛이 없다'는 말은 정말 유명하다. 그게 인상 깊었는데, 이건 바로 그 다니엘 튜더가 만든 브루어리 The Booth와 벨기에 Mikkeller의 합작품이라길래 고민없이 담아왔다. 어쩐 이유에선지 통관에 문제가 있어 '대동강'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쓸 수 없어 가운데 'censored' 스티커를 붙였다고 한다. 유쾌한 서양 사람들ㅎㅎㅎ.
맥주잔에 따르면서부터 과일 향이 솔솔 풍겼다. 적당히 올라오는 거품은 꽤 지속되는 편. 첫 한두 입정도는 거품 맛을 볼 수 있음. 탁한 호박 빛깔 때문에 꽤 묵직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가벼웠고, 페일 에일답게 홉의 쓴맛과 망고 계열의 과일 향이 진했다. 근데 어딘가 바닷가의? 짠내? 짠맛??이 있었고, 마신 후 입맛을 다시면 쓴맛이 맴돌았다. 뭔가 고무 냄새 같은... 그런 향도 남는 게 끝 맛이 별로였음(개취). 탄산은 약한 편으로, 혀에서 부드러운 입자가 톡톡 터지는 게 느껴지지만 목 넘김은 부드러움. 도수는 4.6%.
맥주를 집중해서 마시면서 알게 된 건, 나는 홉의 쓴맛을 싫어한다는 거다. 페일 에일이고 필스너고 과일 '향'이 아니라 과일/커피/카라멜 '맛', 혹은 고소한 맥아의 '맛'이 받쳐주지 않으면 취향에 맞질 않는다. 그런 이유에서 재구매 의사는 없음. 가격은 맥주 슈퍼에서 (미켈러치고는 저렴한) 5.5천원.
ㅡ 덧: 6개월동안 가열차게 온갖 술을 마시고, 홉의 쓴맛에도 익숙해진 후 다시 마신 대동강 페일 에일. 두 번 더 마셨는데 여전히 내 입맛엔 별로다. 내가 고무맛이라고 이름붙인 짭짤하고 낮은 맛이 입에 남는다. 맥덕인 동생도 유쾌하지 않은 끝맛이 있다고 얼핏 동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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