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avulin 8yo 200th Anniversary Bottling (700ml, 48% ABV)
처음에 200주년 기념 12 CS를 마셨을 땐 뭐야 이거 왜케 가볍고 달아, 라는 인상이었는데 배부른 생각이었나보다. 8년은 같은 주정을 숙성도 짧게 하고 물을 타서 도수를 낮춘 버전이므로 흔히들 12년의 '하위 호환'이라고 하는데, 요새 집에 위스키가 귀해서인지 12년과 달리 맛있게 마셨다. 매캐한 피트향이 어려있으면서 술이 달달하고 꼬소해서 언제든 손 뻗어 향을 맡을 수 있는게 감사하기만 했다. 술맛이라는게 이렇게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ㅎㅎㅎㅎㅎ...
200주년 8년은 맛의 진행이랄까, 구간이 좀 짧은 편인 대신 인상이 확실하다. 잔을 들어 코로 숨 한 번 들이쉬고 입에 흘려 넣으면 피트향과 함께 기름진 견과류가 떠오르는 고소함, 그리고 달달함이 바로 훅, 치고 들어온다. 처음 병을 뜯었을 땐 꽤 날카롭다는 느낌이었는데 몇 달 후에 좀 풀리고 나니 부들부들, 훨씬 인상이 좋았다. 막 예찬할 만한 술은 아니지만 피트충이라면 누구나 무난히 마실 위스키.
남자친구네서 조용히 들고온 술이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소매가는 10만원 중반대로, 오피셜 16년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라고 전해들었다. 가격이 부담되지 않는다면 재미로, 경험삼아 마셔볼만한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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