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니. 뒷쪽의 엄청 특이한 진이 들어간 거였는데... 이름이 뭐더라...
'진짜 아지트는 이런 거야ㅋ'라는 느낌의 바. 애매한 동네인 신촌에서, 홍보도 딱히 안 하시는 것 같은데 근방의 앳된 대학생부터 강사 쌤들까지 단골 손님들이 복작복작하다. 게다가 왠지 다들 알고지내는 것 같은 인상이라, 동아리방에 들어온 것 같은 정겨운 느낌도 있었다. 손님들끼리 과자도 나눠먹고 음식도 나눠먹고 술도 나눠먹고 하여간 아주 재미있는 곳. 락 장르의 배경음악도 신나고, 늦은 시간, 한적한 타이밍엔 구석의 노래방 기계도 가동한다. ㅋㅋㅋㅋㅋㅋ. 처음엔 지인지인한 분위기에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장님도 손님들도 주위를 잘 챙기는 편이라 어느 정도의 붙임성만 있다면 쉽게 친해질 듯. 그래선지 여기선 매번 어째 정신을 놓고 놀게 된다. 실컷 놀다 계산을 안 하고 나온 적도 두 번이나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싸장님 매니저님 아무튼간 죄송했어여......
헨드릭스 네그로니와 예전부터 굉장히 궁금했던 Fair의 진
그냥 재미있고 신나는게 다가 아니고, 이곳의 특징은 진의 종류가 굉장히 많고 진 베이스 칵테일이 신박하니 맛깔난다는 것. 술장에 진만 벌써 38종이 있다는데, 앞으로 더 들일 생각이시라고. 게다가 직접 꽃이나 차를 인퓨징도 하신다. 덕분에 아주 다양한 표정의 마티니를 맛보는 재미가 있다. 네그로니도 이제껏 비피터, 고든스 같이 담백한 진으로만 만드는 줄 알았는데 이곳의 헨드릭스 네그로니는 색달랐다. 진의 비율도 술꾼의 입맛에 맞고 맛이 아주 풍성하고 화사했다. 심지어는 양도 다른 곳에 비해 많다. ㅎㅎㅎㅎ.
게다가 여길 자주 찾을 수 밖에 없는 건 저렴한 가격. 칵테일이 1-1.5만원꼴인데 맛은 이 가격대의 다른 곳들보다 단연 한 수 위라는 생각이다. 바에서 술을 병째로 사는 건 생각을 안 해봤는데 여기선 준수한 진, 보드카 정도가 다른 곳의 절반 수준이라 부담없이 살 수 있다. 학교다닐 때 여길 몰랐던 것이 통탄스러울 뿐. 아무튼 다음엔 인근에서 회를 사다가 진을 병째로 먹어볼 요량이다. 바코드 만세!
주소: 서대문구 연세로 9길 26 지하 1층 전화번호: 010-2434-5545
가격: 칵테일 1-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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