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드릭스와 라벤더 비터를 쓴 비바의 마티니. 무조건 추천!!!!!
항상 버번은 달다고 생각했는데 이 소감을 말할 때 마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어후 버번은 맵고 센데, 라며 갸우뚱해서 내심 의기소침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은 처음 간 바에서 옆자리 손님이 '버번, 아주 달큰하고 찐한 걸로 주세요'라고 주문해서 넘 반가웠따. 속이 뚫리는 기분ㅎㅎㅎㅎ. 이야기를 엿듣다 그 손님이 다른 곳의 바텐더라는 것을 알고는 거긴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 그렇게 발견한 바가 여기,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이다.
아니나다를까, 시원시원한 바텐더님의 칵테일 추천이 내 취향에 잘 들어맞았다. 보통 새로운 바에 가면 상대방이 내 취향을 파악하기까지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서 먹었던 칵테일은 처음부터 입맛에 잘 맞고 맛있었다. '향긋한 마티니', '안 달고, 안 시고, 아주 쎈 술. 허브향이나 셰리향이 좋아요.' 같은 모호한 주문에도 신박하게 맛있는 술이 척척 나온다. 덕분에 알래스카/행키팽키처럼 새로운 칵테일과 위스키도 꽤 많이 알게 됐다.
운좋게, 서비스로 받아 맛본 귀한 술. 맛이 어마어마했다...
생긴지 얼마 안 된, 8석의 작은 바 치고는 술의 양도 많은 편이다. 진gin만 약 10종, 창작 셰리 칵테일이 3-4종 있는 정도. 심지어는 단골 손님들이 기증한 SMWS의 위스키도 몇 종류 있다!!!!!! 거기에 지루하지 않게, 맛에 집중한 쉬운 술 설명도 인상깊었다. 무조건 손님인 내 말이 맞다고 맞장구치지도 않고, 이건 이런 맛이라며 단정적으로 가르치지도 않고. 사람마다 감상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전제하고 맛 이야기를 늘어놓기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 덕에 술맛 학습하기에 좋았다. 알고보니 고민도 공부도 많이 하시는 분이었음.
위치는 되게 바 없을 것 같은 동네, 신천역 근처다. 근데 킹스 크로스 9와 3/4 승강장ㅋㅋㅋㅋㅋ처럼, 대문을 열면 번잡한 상점가에서 차분한 바bar로, 그러니까 다른 세계로 곧장 들어온 것 같아서 재미있다. 애매할 수 있는 위치를 커버하는 건 부담없는 가격. 칵테일도 위스키도 저렴한 편인데다 술 인심도 넉넉하다. 칵테일에 기주도 듬뿍 쓰고, 테이스팅 인심도 아주 후하심b 아, 유일한 단점은 열악한 화장실. 여기에 비하면 바 인 하우스의 화장실은 호화로운 편... 아무튼 손 닦을 공간도 여의치가 않은데, 손 소독제 정도는 가게에 비치해주심 넘나 감사할 것 같음. 암튼 요새 일주일에 한 번씩, 제일 자주 방문 중인 술집!
주소: 강남구 잠실본동 185-5, 전화번호: ?
가격: 칵테일 1-1.5만원, 싱글몰트 12년급 1.2-1.5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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