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몬 스틱을 태워넣은 러스티 네일
사실 요새 웬만한 바는 어딜 가든 인테리어도 예쁘고, 칵테일도 훌륭하다. 그래서 요샌 바텐더와 얼마나 잘 맞는지, 그리고 권하는 술이 얼마나 취향에 잘 맞는지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여기 포콕은 마음에 쏙 들었던 바. 한두잔 마시는 걸 지켜보고선, 금방 내게 꼭 맞는 칵테일들을 내주셨다. 신맛, 단맛 다 싫고 센 술이 좋다는 무식한 주문을 센스있게 잘 받아주셨던 곳. 차분하신 바텐더 분들도 그냥 어쩐지 익숙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공짜 술을 많이 주셨다.
거기에 휘양찬란하지 않은 실내 분위기도 마음 편했고, 바 곳곳에 있는 스탠드 덕에 밝은 편이라 책을 읽거나 메모하기도 좋았다. 그래선지, 이제껏 가본 바 중 혼자 온 손님이 가장 많았다. 항상 손님 중 서너분 정도는 조용히 혼자 홀짝이고 있는 훈훈한 풍경ㅎㅎㅎ. 하나 신기한 건 바텐더님이 누가 봐도 눈맞은 경우가 아닌 이상 손님들 간의 웬만한 수작질(flirting)은 강력 차단한다고 하셨던 것. 요샌 여자도 홀로 술 마시는 경우가 흔하지만, 그만큼 옆에서 술 한잔 사준다며 말을 거는 사람들도 많은데...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땐 여기가 최적일 듯 하다.
이름없는 시원담백한 칵테일(L)과 탱커레이 no.10 베이스의 향긋한 마티니(R)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충 강북 일대를 기준으로 보면 가격은 살짝 높은 편이다. 그치만 매주 50% 할인하는 '위클리 칵테일'과 '위클리 위스키'가 있다. 위클리 칵테일은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칵테일을 위주로 선정하신다는 듯. 이번 주인 8월 셋째 주의 위스키는 맥캘란 18. 안그래도 좋아하는 술인데, 가격이 굉장히 매력적이라 웬만하면 들러서 마셔볼 생각이다.
굳이 어떻게든 트집을 잡자면 잔이나 가니쉬가 막 엄청 예쁘진 않다는 것. 그리고 한 칸인 공용 화장실. 그치만 본거지인 뿡갈로 다음으로 맘 편했던 곳이라 아무래도 앞으로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게다가 주말엔 낮 두시부터 영업이라고 한다! 올레!)
주소: 마포구 동교로 32길 5, 전화번호: 070-7608-6690
가격: 칵테일 1.5만원 내외, 싱글몰트 엔트리급 1-1.5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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