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합스카치↖에서 마신 위스키. 이 날은 이제껏 못 마셔본 걸 마시고 싶었어서 어떤 스타일인지 전혀 모르는 채로 용감하게 주문해봤다. 일단 향은 달달했는데 다른 위스키(특히 이날 같이 마신 오반Oban)에 비해 얌전하고 산뜻했다. 음, 이 단 향을 뭐라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단순, 깨끗하단 인상이었음. 질감 역시 가벼운 편이었는데 잔디처럼 미끈하단 느낌? 부드럽진 않았다. 맛은 나무 느낌이 강해서, 미스터 초밥왕 식으로 과장을 하자면 순간 깊은 숲속 통나무집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닿ㅎㅎㅎㅎ 나무맛 사이사이로 시트러스 풍의 향이 살짝씩 비쳤고, 끝맛엔 피트/훈연향이 은근하게 남았다. 오밀조밀 여러가지 맛이 사이좋게 자리잡고 있어 잘 만든 술인 것 같았는데, 풀 내음이나 나무 맛을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딱히 감흥이 없었다... 글렌피딕12나 글렌리벳 나두라를 좋아하는 취향에는 잘 맞을 수 있을 듯? ㅡ 아무튼 도수는 43%.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옅게 달콤한 향, 미끈한 잔디같은 질감, 강한 나무맛, 함께 따라오는 시트러스향, 그리고 피티한 마무리. 내게는 나무맛이 제일 특징적이었는데, 위스키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 중 'woodspice'를 어떨 때 쓰는 건지 이젠 정말 알 것 같아서 그래도 뿌듯했던 한 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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