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때문인지 테이블 때문인지, 뭔가... 이쁘다... 그냥 내가 위스키 덕후라 그런 건가?!??
예전에 댓글로 추천을 받아서 계속 염두에 두고 있던 위스키, 글렌드로낙. 최근 셰리 와인을 마시기도 했으니 그 맛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셰리 풍미가 강한 술을 마시고 싶었는데, 마침 또 텐더바에서 이걸 추천해주셔서 이건 인연이라는ㅎㅎㅎㅎㅎ 마음으로 주문했다. 방문 전에 피트향이 강한 아드벡 우가달을 마셨는데 이 술, 맛을 느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씀드리니 수박을 한 입 물면 괜찮을 거라며 수박에 말린 토마토, 초콜렛까지 간단한 안주를 한접시 내어주셨다b
일단 향은 살짝 드라이한 셰리 와인 느낌. 모르고 향만 맡았으면 아예 셰리 와인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셰리 특유의 달달한 아몬드/캐슈넛 풍의 달콤한 향이 강했다. 그런데 맛은 생각보다 담백한 느낌. 나는 글렌모렌지 스타일의 엄청나게 부드럽고 달달한 맛을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나무맛?이 강했다. 아주 천천히 집중해서 마시면 그 나무맛 주위에 설탕같은 달달한 맛 쪼끔에 견과류 풍미가 달라붙어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음... 내게는 '나무 맛'으로 각인됐다. 질감은 보통 정도 무게감과 부드러움. 편하게 마실 수 있었지만 라벨에 써있는 것처럼 묵직(full bodied)하다던가 쫄깃(chewy)하다든가, 그런 느낌은 못받았다. 색은 살짝 붉은 빛이 도는 것 같았고, 잔에 타고내리는 모양이 찐득하니 예뻐서 천천히 두고 마시는 내내 기분이 좋았움. 바텐더님께선 셰리향이 나는 이런 위스키는 스테이크와의 조합이 별미라고 하셨다. 군침이 돌았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었어서, 이건 다음 기회를 기약...
아무튼, 찾아보니 글렌드로낙 증류소는 90년대 중반 생산을 중단했다가 2000년 초반에 다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병에도 REVIVAL이라고 적혀있는 건데, 이마저도 작년부터 3년간 잠정 생산 중단하게 되어 또다시 단종이 되었다고 한다. ;; 2018년에 재출시될 제품은 맛이 다를 거란 전망에 셰리향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다가 쟁여놓기도 하는 것 같다. 가격은 남대문 기준 20만원 가량인 것 같은데, 아마 재고부족으로 구하기가 힘들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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