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nmorangie Nectar d'Or
넥타 도르nectar d'or, 그러니까 '황금 과즙'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을 가진 글렌모렌지의 12년 위스키. 똑같이 버번 오크통에서 10년 숙성한 술을 각각 또 다른 오크통에서 2년 추가 숙성한 후 다양한 이름으로 팔고 있다. 그러니까 퀸타 루반은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라산타는 쉐리 와인 캐스크에서, 그리고 위 사진의 넥타 도르는 소테른 와인 캐스크에서 마무리 숙성과정을 거친 술이다. 라산타는 아직 못 마셔봤지만 퀸타 루반과 넥타 도르가 이미지도 맛도 꽤 다른 걸 보면, 글렌모렌지는 장사 참 야무지게 잘한다 싶다.
오래 두고 천천히 마신 결과... 일단 향이 옅다. 소극적. 맛을 사람 목소리에 빗대어 말하자면 목소리가 작아 음색이나 높낮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느낌. 아무튼 첫 모금의 인상은 46도인데도 굉장히 순하다는 것. 입에 머금고 있어도 자극이 없었고, 삼킬 때도 뜨거운 느낌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맛은 가벼운 아카시아 꿀, 연한 카라멜이 연상되는 단맛으로 시작해 잔잔한 나무 맛을 거쳐 코코넛, 바닐라 향으로 부드럽게 끝난다. 언뜻언뜻 오렌지 껍질의 상큼한 향이 떠오르기도 했고, 글렌모렌지답게 피트향은 없었다. 색은 사진에서 보이듯 꽤 옅은 황금색이다.
아무튼 아주 주관적인 소감은: 어렸을 때 진달래꽃을 따, 꽁무니를 쪽 빨면 맛볼 수 있었던 달콤함 같은 술이라는 것. 워낙 부드러운 데다 향과 맛이 화사하니 달콤해서 편히 홀짝이기에 좋다. 묘사를 하다 보니 찬양처럼 되었지만, 사실 내 취향에 맞는 위스키는 아니었다. 나는 조금 더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성 있는 술이 좋다. 음... 무난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소위 말하는 '여성스러운'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잘 어울릴 것 같다. 위염에 걸린 친구가 협찬해 준 술(ㅋㅋㅋㅋㅋ)이라 가격은 확실치 않지만, 살펴보니 남대문에서 15만원 가량인 듯 하다. ㅡ잘 아시는 분들의 제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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