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인스타그램용으로 딱인 '세컨드룸 사워'
군산의 구시가지쪽은 정갈한 옛 일본식 가옥이 모여있는 곳도, 특색없이 허름한 건물이 밀집한 거리도, 모두 바닷바람이 섞여 서울과는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수송동쪽으로 넘어오면 새 아파트와 상가가 가지런히 늘어선 분위기가 마치 목동 내지는 분당쯤 되는 것 같았다. 서울 사람이라면 군산까지 놀러와서 익숙한 풍경을 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나는 굳이 칵테일이 마시고 싶어 수송동의 '세컨드 룸'을 찾았다. 레트로 키친이라는 큰 식당을 쭉 가로질러 들어가니 웬만한 한남동의 바만치 번듯한 공간이 나타났다. 칵테일/위스키 중 무엇을 마셔도 아쉬울 틈이 없게, 다양한 술병이 뒷편의 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만들다 보니 양이 너무 많아져버렸다는 불바디에의 변형(+더치 커피) 헿 개이득.
내가 보기에 이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사근사근히 맞아주시곤 불시에 (되도 않는) 부장님 개그로 정신을 쏙 빼놓는 사장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로 다일루션이 적어 빌딩숲 속 깍쟁이 느낌의 칵테일을 내주시는 것과는 달리 여유도 장난기도 많으셨다. 레시피를 읊으며 이렇게 이렇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해도 난처한 기색없이 흔쾌히 받아주시고, 이유는 모르겠으나 서비스도, 할인도 해주셔서 말도 안되는 가격(6잔+버팔로윙에 약 8만원)에 재미있게 놀다 옴. 군산 술꾼들은 술 때문에 아쉽거나 원정 갈 일은 없겠다.
주소: 전북 군산시 동수송2길7 2층, 전화번호: 010-3355-7006
가격: 칵테일 1.4~1.8만원, 커버차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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