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nton's the original single barrel bourbon whiskey (750ml, 46.5% ABV)
내 방의 술이라면 이제 질색부터 하고 보는 울 엄니도 어머 이건 뭔데 예쁘게 생겼니, 하신 미국 위스키. 향수병 마냥 둥글게 각진 유리병 뚜껑에는 예쁜 말 조각까지 달렸다. 디자인 덕인지 다소 터프한 이미지의 저가 버번과는 달리 불그스름한 빛깔도 맛도 덩달아 예쁘단 인상이다. 코를 킁킁대면 오렌지 껍질과 카라멜의 달달한 향 뒤로 분, 파우더 같은 바닐라 향이 짙게 깔린 느낌. 개봉한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알싸한 술의 느낌이 있긴 한데 상큼달달한 꿀맛이 진득하게 시종일관 퍼진다. 달콤함 외에 어린 향을 아세톤이라고 표현한 친구도, 꽃 같다고 표현한 친구도 있었지만 모두가 하나같이 맛있게 마신, 잘 만든 술. 다만 현지에서 30불대라는 우드포드 리저브에 비해 10불이상 더 비싼 값을 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괜찮은 입문용 버번으로 유명한 버팔로 트레이스 증류소(owned by Sazerac Company)에서 만드는 고급 라인인 블랑톤. 숙성기간도 6-8년 정도로 긴 편이다. 이름의 싱글배럴이 무엇인고 하면, 한 배럴(오크통)에서 나온 술만을 담았다는 뜻이다. 병에는 잘 보면 병입일과 배럴의 일련번호가 수기로 쓰여있다. 내 것의 경우 라벨의 첫줄에 dumped on 8-7-17 from Barrel No. 1158라고 쓰여있다. 1158번 배럴에서 2017년 8월 7일에 꺼내어 담았다는 뜻. 싱글배럴은 각 배럴에 담긴 술의 맛을 최대한 균질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들어가 비교적 고급으로 꼽힌다. 다른 통의 위스키와 섞지도 않으므로 재료와 오크통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것도 특징. 이러나 저러나 결국 배치/배럴마다 완제품의 맛이 달라 욕을 먹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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