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하려고 산 술이라 못 뜯었다. 물론 선물로 가져가서 같이 따 마실거다.
다이아몬드, 마이바흐Maybach, 젯 플레인... 평범한 대중이 공감할 수 없을만큼 '블링블링'한 요새 노래들을 비꼬는? Lorde의 데뷔곡 Royals, 가사 중에는 Grey Goose도 그런 프리미엄급의 술로 등장한다. 아무래도 앱솔루트와 스미노프 같이 대중적인 것들에 비하면 한 단계 높은 가격대와 이미지이다. 아무튼 그레이 구스는 몇년전 생일 선물로 받아서 알게 된 술인데 이름이 귀여워서 좋고, 프랑스 술이라 좋고, 병의 디자인이 예뻐서 좋다. 다른 보드카와 같이 옆에 놓고 비교해보진 못했지만, 그레이 구스는 술의 점도가 높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다. 유리잔에 조금 따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으면, 술잔에 맺혀 떨어지는 자국?이 보이는데 그 모양에서 진득함이 느껴진다. 근데 그게 또 투명하니 이쁘다. ㅎㅎㅎ... 보드카는 보통 무미(無味)라고 하지만 술꾼들의 말로는 무게감과 향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특히 보드카는 추운 나라의 술이라 그런가... 냉동실에 보관하면 점도가 높아져 맛을 돋운다는 팁이 있다. (ㅡ 시음후기: 확실히 부드럽다. 목에 뜨거운 느낌이나 혀 따가운 느낌이 없다. 그치만 향은 잘 모르겠는게 알콜향, 소주의 단맛이 난다... 내공이 부족한 걸까요...)
보드카는 딱히 강한 맛이 없어 술이든 음식이든 두루두루 어울린다는 인식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리한 안주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아, 내 입맛을 기준으로 탄산수나 토닉워터와 섞는 경우엔 고기 요리나 양념이 된 음식과도 먹을만 하다. 하지만 비싼 술일수록 아무것도 섞기 싫은 것이 술꾼의 마음 (좋은 재료로 담금주를 만들어보고 싶긴 하다). 보드카는 캐비어와의 조합이 좋다지만 그런 건 먹어본 적이 없고... 간간한 견과류나 피클, 올리브, 치즈, 과일처럼 최대한 간단한 것들이 적당한 것 같다. 투명하고 깔끔한 것이 매력이지만, 왠지 혼자 마시기엔 청승맞은 느낌의 술.
가격은 남대문 현금가 기준 오리지널 약 4.7만원, 과일 맛은 여기에 +5천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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