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ㄹ은 당나귀 뒷발에 맞아서 돌아간 것 같닼ㅋㅋㅋ
그냥 마트에 물을 사러 들어간 건데, 하필 물 옆에 술이 있어서, 그리고 그 술 코너에 이렇게 이름부터 라벨까지 귀여운 술이 보여서 그냥 나올 수가 없었다... 7도, 12도, 15도 세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다 집어왔움. 따라보니 빛깔도 곱다. 심술, 心술, SIMSOOL.
모두 맛은 포도, 복분자, 블루베리 그 중간 어디쯤이다. 단 정도는 비슷한데, 7도에서 15도로 갈수록 탄산이 약해지고, 빛깔이 연해진다. 7도는 탄산이 있어선지, 웰치 포도 맛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침전물이 있는 진득한 복분자주에 비하면 '드라이한 바디감'이여서, 그리고 도수가 높지 않아서 포도주잔에 따르면 샴페인 느낌이 날 것도 같았는데 달곰한 술치고는 모두 썩 유쾌하지 않은 알콜 냄새가 조금씩 난다. 그래서 그냥 단독으로 마시기엔 쫌, 별로였다. 신기한 건 가장 높은 도수인 심술15가 알콜 냄새가 제일 덜했다는 것.
암튼 오늘은 아점으로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간 우거지 된장국을 먹으려 데우고 있었는데, 차려놓고 밥상에 앉으니 왠진 모르겠지만 문득 이 심술이 잘 어울리겠단 생각이 들었다. 근데 진짜로 토속적인 우거지 된장국과 부추전에 술이 꽤 잘 어울려서 대낮부터 술을 쭉쭉 마셨닿ㅎㅎ. 아마 들깨, 부추 향이 심술의 알콜냄새를 잡아주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 이유에서 나물 비빔밥이나 각종 집 반찬을 놓고 홀짝홀짝 따라 마시기에 좋을 것 같았다.
썩 맛있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병당 2천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ㅡ 7도는 탄산의 청량감에, 15도는 (과일 소주보다는 덜 인공적인) 단맛에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재구매로 이어질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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