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창 찹쌀 생막걸리 (900ml, 6% ABV) @광화문 월향
마실 때 마다 다른 술인 것 마냥 맛이 다르지만 신기하게 마음에 드는 막걸리. 꿀처럼 들척지근할 때도, 사과향이 새콤할 때도, 그냥 담백허니 깔끔할 때도 있어서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어쩐지 그날그날 다른 맛이 내게는 재미처럼 느껴진다. 당도와 산미는 뽑기 수준으로 천차만별이지만 인공감미료가 없는 탓에 어느 시점에도 텁텁하진 않고 되직, 투박한 느낌을 고운 탄산이 받쳐준다. 항상 제일 만만히 찾아 마시는 막걸리인데, 너무 달 때에는 아주 드라이한 송명섭 막걸리를 취향껏 섞어 마시면 좋았다. 전통주점에서 파는 웬만한 한식 안주에는 두루 잘 어울린다. 900ml 넉넉한 용량에 소매가 3천원, 주점가 약 9천원의 무난한 가격도 매력적.
@연남동 숨은골목
QC가 안 된다, 그러니까 맛을 고르게 유지하질 못한다는 지적은 웬만한 전통주에 다 해당되지만 해창은 특히나 그 편차가 심하다. 어떤 주점(홍대 산**)에서는 '해창 막걸리 상태가 안 좋아서 이번 물량은 다 반품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었고, 한 소믈리에(압구정 백*)분께선 전통주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승에서 '맛이 평소와는 너무 다르게 나와 해창을 못 맞췄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적이 있다. 이렇듯 묘하게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른 술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보니 이제 내게는 랜덤 게임같은 느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두구두구두구 오늘은 어떤 맛일까, 기대하면서 마시게 되는 막걸리. ㅎㅎㅎㅎㅎ. 어떤 맛일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크게 모난 구석이 없어 쉽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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