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퍼 마티니.
'트웰브'라는 이름처럼 바에 딱 12석, 간판엔 I ~ XII 표시가 있는데 그때그때 빈 자리에만 불을 켜놓는다고 유명한 곳.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땐 그냥 재밌다, 싶었는데 지나다 보니 들어가보지 않고도 한 눈에 상황을 알 수 있어서 편했다. (지점이 세 개나 되는데, 해방촌과 경리단 지점만 이렇고 청담점은 매장이 엄청나게 넓다고 한다.) 경리단 근처나 올드나이브스에 갈 때에 잠깐 들러 한 잔씩만 마시곤 했는데, 언제 어떤 기분으로 들어서도 수더분하게 나무로 만든 분위기가 편안했다. 잠깐만 앉았다 일어서니 친해질 일도 없었지만, 일하는 분들이 세 매장을 돌아 다니셔서 갈 때마다 바텐더가 항상 낯설었던 그 '익명성'도 내심 좋았다. 근데 이제는 각 매장에 담당하시는 분이 정해진듯!
신기한 위스키, 희귀한 술이 막 많은 곳은 아닌데 칵테일에 필요한 것들은 충분히 있다. 심지어 셰리도 있음. 최근 들렀을 땐 경리단점을 맡으셨단 분이 시시콜콜한 주문 내용과 요구 사항을 잘 듣고 맞춰주셔서 칵테일이 다 만족스러웠다. 사실 아주 콕 집어서 '이거 이거로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성가실 수 있는데 전혀 내색 않고 친절히 대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할 따름. 커버차지가 없고, 가격도 한남동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 잠깐 한두잔 하기에도 좋다. 유일한 단점을 꼽자면 외부의 열악한 화장실. 그치만 이 근방은 건물 특성상 워낙 다 비슷비슷하니 뭐. 아무튼 작은 가게에 옹기종기 모여 앉는 재미가 있는 곳. 창이 큰 경리단 점은 비오는 날에도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
뷰카레.
주소: 용산구 이태원동 278-8, 전화번호: 02-3785-2413
가격: 칵테일 1.5~1.8만원, 커버차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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