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데 온종일 비만 온다. 주말인데 (짜증나는) 슈퍼바이저에게 전화도 온다. 내용도 짜증이 난다. 주말인데!!! 그래서 제일 예쁜 맥주를 꺼냈다(???). 애초에 힙 플라스크 같기도 하고, 위스키마냥 좀 중후한 멋이 있는 병의 매력에 끌려서 사온 술이다. St. Peter's cream stout.
콸콸 따르면 거품이 도톰히 쌓이지만 금방 없어진다. 유리잔에 자글자글 맺혀 눈에 보이는 탄산. 하지만 부드러운 질감과 목 넘김. 코로 맡으면 살찍 비릿한... 굴oyster같은 첫 향, 입 안에 넣으면 표현하기 어려운 특이한 허브?향. 씁쓸하게 오래남는 끝맛. 집중하면 그 사이에서 흑맥주만의 희미한 커피바닐라 향을 찾을 수는 있다. 아무튼간에 강렬한 맛이다. 한 컵 마시고 나니 혀에 길게 남는 씁쓸한 맛 때문에 목이 탄다고 느껴졌고, 전반적으로 아우를 말로... '짭짤한 맛', '탄burnt 맛'과 같은 단어가 떠올랐다. 6.5도, 보통 맥주에 비하면 높은 도수지만 독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유려한 병 디자인과 달리 유려하지 않은 맛. 슈퍼에서 술을 처음 고를 땐 멀끔한 양복이 떠올랐는데, 한 병 마시고 나니 영국 바닷마을의 주정뱅이 아저씨가 들고 있을 법 한 이미지로 바뀌었다. 구입가는 8.5천원, 재구매 의사는 없음.
'🥂 술 > 맥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주 -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 (0) | 2016.03.12 |
---|---|
맥주 - 싱하Singha (9) | 2016.03.09 |
맥주 - 코로나Corona (6) | 2016.03.07 |
맥주 - 웨팅어 슈바르츠 (0) | 2016.03.05 |
맥주 - 바나나 브래드 비어 (0) | 2016.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