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채로 처음 방문한 날 마셨던 라스트워드. ㅎㅎㅎ.
경리단 길에 숨어있는 바. 영업 안 하는 것처럼 닫혀있는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입구엔 옛날 오락실 게임기가 있고, 북적북적한 바와 테이블이 나타난다. 털털하게 멋을 덜 부린 실내 장식도 그렇고, 직원도 영어로 인사를 건네고 손님들까지 모두 반 이상이 외국인이여서 미국 동네 술집에 온 것도 같았다. 나중에 보니 우리말을 하는 분도 한두 분 계신 것 같았지만 다들 당연하게 영어로 응대한다. 고작 네/아니오, 물 주세요, 감사합니다 정도지만 나도 굴하지않고? 태연하게 한국말로 대답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소통이 되는 게 묘하고 재밌다... 심심할 땐 바에 앉아서 영어로 대화해보기 좋을 듯.
Piggy Chips : 저민 바베큐/치즈/양파/스리라차 마요소스에 고수!를 엄청나게 끼얹은 고구마칩.
메뉴는 짜고 기름진데 중독적인 맛의 미국식 버거/타코/칩스 너댓종이고, 술은 맥주도 칵테일도 있다. 클래식 칵테일부터 시그니처까지 칵테일 메뉴를 메뉴판 세 장이나 할애해 늘어놓은 데다 '우리 칵테일에는 품이 많이 드니 좀 기다리게 되더라도 양해해 달라.'는 문구까지 있는 걸 보니 바 쪽을 꽤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가격도 (한남동에 비하면 많이, 홍대 상권에 비하면 조금 더) 저렴한 편. 나중에 듣고보니 연남동 'O'바 사장님이 서울에서 맛있기로 손에 꼽는 바라고 하는데, 맵고 짠 음식 때문에 혀가 얼얼해서 칵테일을 더 마시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종합하자면: 자극적인 음식과 칵테일의 조합이 안 어울려서 약간 묘한데, 따로따로보면 둘 다 매력있는 신기한 가게다. 외국에 온 것 같은 환경과 부담없는 가격은 덤. 앞으로 한남동 가기 전에 여기서 밥 먹고 1차로 몇 잔 걸치면 딱 좋을 듯. 술과 향신료,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주소: 용산구 녹사평대로 218 4층, 전화번호: 02-749-9522
가격: 안주(햄버거, 타코, 샌드위치 등) 0.8-1.3만원, 레드락/맥파이 생맥 7-8천원,
칵테일 롱 드링크(하이볼/진토닉) 7-8천원, 시그니처 약 1.2만원, 클래식 1.2-1.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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