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키리daiquiri. 잔 테두리에 눈 내린 것 같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칵테일이 별로지만 가격이 싸고, 분위기가 엄청 좋은 집. 그냥 근처를 지나다가ㅡ 파리의 카페같은 외관에 확 끌려서 테이블 위 메뉴판을 펼쳐봤는데, 진토닉이 4천원이라 망설임없이 들어갔다. 실내장식과 테이블이 아직 반짝반짝 새것인 티가 나지만 좀 낡으면 파리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날 것 같았다. 두리번 두리번 구경하다 바에 앉으니 바로 앞 벽면엔 재즈 LP 앨범이 빼곡히 차있었고, 마침 나오는 곡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빌 에반스의 My foolish heart.... 이런 분위기에 이런 음악, 게다가 이 가격이라면 술 맛이 어떻든 아무 불평도 안 하기로 다짐했다.
진토닉(L)과 마티니(R)
아니나 다를까, 칵테일은 바에서 만들었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 가게가 마음에 들어서 엉망이라고 말 하기가 싫다ㅋㅋㅋㅋㅋㅋㅋ. 진 베이스인 윗 사진의 두 칵테일은 음, 싱거운 맛을 차치하더라도 술이 적게 들어간 것 같았다. 진의 흔적은 느끼기 어렵고 물, 음료수 같은 느낌. 그래서 나는 세게 타주세요!!!!!를 외치고 그냥 (센) 술이면 좋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마셨다. ㅎㅎㅎㅎ.
오스카(L)와 블루노트(R)
이 곳 사장님이 만드셨다는 두 칵테일. ▶오스카는 이 날 마신 칵테일 중 가장 괜찮았다. 깔루아 베이스에, 딸기 크림, 더치 커피 등을 넣어 만든 부드러운 칵테일이었는데, 향도 맛도 미니쉘 딸기맛 같은 느낌! 술이 올라갈 때쯤 마셔서 그런지 새롭고 달콤하고, 좋았다. 반면 ▶블루노트는 탈락. 레몬... 덴버 같은 껌 냄새에 파워에이드 느낌도 있고, 복숭아 맛도 났는데 왠지 불량식품 같았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클래식 칵테일은 독하게? 만들면 먹을 만 하고, 시그니처 칵테일 오스카는 맛있었다는 것. 게다가 데킬라/위스키 샷도 저렴하고 맥주도 종류가 꽤 다양하다. 해 떠 있을 때 맥주 한두잔 가볍게 하거나, 알딸딸하게 데킬라 샷을 서너잔 재빨리 마셔도 좋을 것 같다. 흠. 잘 찾아보면야 아직도 이런 가격대의 바(같지 않은 바)가 곳곳에 있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고 느껴지는 곳들과 다르게 여긴 분위기와 음악이 기분을 띄워준다. 분위기 깡패라는 말은 이럴 때 쓰지 싶다. 홍대에 올 때 자주 들를 예정이다.
주소: 마포구 독막로 7길 56, 전화번호: 1800-8384
가격: 칵테일 4-7천원, 생맥주 3-9천원, 안주류 0.5-1.6만원,
샷 호세쿠엘보, 제임슨, 캐내디언 클럽, 잭다니엘 3.5-4천원 ㅡ접어놓은 메뉴판 사진을 참고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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