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mermans Pêche Lambicus (Peach Lambic)
평소 걸어가는 길을 그냥 오늘은 왠지, 왠지 마음이 내켜서 버스를 타고 창가에 기분좋게 앉았는데...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작년 여름 잠깐 만나다 어색하게 멀어진 썸남이 탔다. ???!??!!!????????? 당황한 나는 혹시라도 마주칠까봐 고개를 푹 숙이고 꾸벅꾸벅 자는 척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변명을 하자면 목은 늘어나고 길이는 줄어든 잠옷 티샤쓰 차림인 게 넘 챙피했다. 그분?은 하필 출구 바로 옆자리에 앉는 바람에 나는 내려야 할 곳에서 내리지 못하고 한참을 더 갔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창피한 마음을 달래려 집에 돌아와 예전 바틀 살롱에서 사둔 맥주, 팀머만스 피치 람빅을 뜯었다. 병이 아담하다 싶었는데 자세히보니 용량은 평균이하인 250ml이고, 도수는 4%이다. 따르고 맡아본 향은 딱 정직하게... 황도캔을 땄을 때의 바로 그 냄새! 성근 거품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중요한 맛은... 음... 박카스, 레드불 같은 에너지 드링크가 생각나는 맛. 특징은 황도 냄새에도 박카스 맛에도 시큼함이 좀 배어있었다는 것. 탄산은 보통의 에일에 비하면 강한 편이었다.
다른 람빅을 마셔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전반적 인상이 그냥 별로였다. 글로 배운 람빅의 특징인 (야생 효모의) 신맛과 (묵힌 홉에서 우러나는) 약간의 꼬릿한 맛은 느껴졌는데, 거기에 황도향과 알수없는 달달함이 더해진 맛의 조합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 그래도 이상한 호기심이 자극되어서, 다음 번엔 설탕/과일향이 첨가되지 않은 정통 람빅을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님 과일향을 내더라도 좀 평가가 좋은 람빅을 사 볼 생각이다. 아니나 다를까, 맥주 평가 사이트에서 팀머만스 복숭아의 점수는 보기도 드문 저점수인 20점대였다. 구입가는 4천원즈음이고 재구매 의사ㅡ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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