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하루 동안 냉동한 벨루가. 표면에 살얼음이 넘 이쁘다 @.@
벨루가는 프리미엄 보드카로 친숙?한 그레이 구스, 레이카, 스카이, 시록 등 보다 한층 더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슈퍼 프리미엄 보드카'다. 앞의 보드카들이 남대문에서 5-6만원 가량이라면 벨루가 노블 라인은 9-11만원, 골드 라인은 무려 40만원 가량이라고 한다; 그런고로 내 돈 주고는 사 마실 일이 없는 술인데, 이날은 친한 선배들이 고기와 술을 쿨하게 베푼 덕분에 호화롭게 놀았다. ㅡ언젠가 꼭 출세해서 배로 갚을게요!!!!!! 사실 이번 달 10일이 큰일을 마감해야 하는 날이라 매일 과로하는 중인데, 벨루가를 맛볼 기회는 도저히 차버릴 수 없어서 무리해 시간을 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하루 꼬박 냉동한 벨루가의 맛은... 놀라웠다. 여타 보드카와 맛이 크게 달랐다기보다는 질감이 크림같이 부드러웠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했다. 40도짜리 술인데 뜨거운 느낌도 역한 알콜향도 없어서 19도짜리 소주보다도 마시기가 편했다! 입에 머금고 천천히 맛을 음미해보면 알콜 특유의 향과 단맛이 조금 있었고, 뭔가 고소한... 느낌도 있었다. 근데 아무래도 보드카는 향과 맛을 즐기기 위한 술이 아니니 한입에 털어 넣고 바로 삼켜야 제맛인 것 같다. 이날의 술은, 정말 깨끗한 빙하같은 인상이었다. 또 한가지 소감은 어떤 가격대의 보드카든 냉동보관하면 상온에서보다 훨씬 맛있겠단 점. (참고로 40도 술의 어느점은 -26도라고 하니 안심하고 넣어도 된다고 함)
궁금해서 좀 찾아본바로는... 벨루가는 여타 보드카와 달리 노블라인 30일, 골드라인 90일의 숙성기간을 거치는 게 부드러움의 비결이라고 한다. 게다가 스미토프/앱솔루트 등의 대중적인 보드카는 정확히 어떤 곡물을 쓰는지 원재료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벨루가는 특정 맥아만으로 만들어진다고. 참고용으로 같이 찾아본 그레이구스의 재료는 제빵용 고급 밀. 싱글 몰트 위스키가 옥수수, 호밀 등 다른 곡물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보리만 써서 비싼 것처럼, 프리미엄급의 보드카도 그냥 괜히 비싼 건 아니었구나... 하고 수긍했다. 바로 옆에 두고 비교하는 것이 아닌 이상 무미/무취가 특징인 보드카는 각 제품 간 맛의 차이를 확실히 느끼기 어렵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을 종합해본 결과 프리미엄급은 뭔~가 다르다는 것, 훨씬 부드럽고 깔끔하다는 것 정도는 알겠다. 주량이 받쳐주는 술꾼이라면 그 질감이나 부드러움의 차이를 무난히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만큼의 만족도를 위해 돈을 더 지불할 것인지는 개개인의 경제력에 따라서 판단이 많이 달라질 듯. 나는 스트레이트로 마실 용도라면 그레이구스 정도의 급에 정착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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