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보다술집

육즙 팡팡 고추튀김 ♥3♥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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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장 좀 많이 보태서 서울에서 고추 튀김이 제일 맛있는 집. 사실 고추 튀김이라는 음식이 있다는 걸 작년 겨울에 여기서 처음 알았다. 속에 고기가 꽉 들어찬 오동통 바삭바삭한 튀김을 씹으면서 맛있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까지 또 올 일이 있겠나... 싶었다. 흠, 그런데 그 뒤로 종종, 비 오는 날이면 막걸리와 함께 그 고추 튀김이 자꾸 생각나는 거다. 각종 전/빈대떡처럼 유명한 집이면 먹을 만한 음식인 줄 알고 광화문에 월향(여긴 요새 음식이 전반적으로 별로긴 하다), 고대 근처에 다른 유명 막걸리집, 그리고 토다이(ㅎㅎㅎㅎㅎ;)에서 고추 튀김을 찾아 먹었는데 이게 웬걸, 그 때 그 맛이 안났다. 그냥 맛이 안 비슷한 게 아니라, 다른 곳은 영 맛이 없었다.



무난무난한 지평 막걸리 (4천원)



 참다못한 하루는 퇴근 후 판교에서 안암동까지 요 고추 튀김을 먹으러,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여기를 다시 찾았다. 그때의 그 맛이 혹시 기분 탓이었는지, 추억의 보정 효과인지 엄정하게 밝혀내겠단 마음으로 김이 모락모락한 고추 튀김을 베어 물었는데 아, 여긴 맛있는 게 맞다. 파스락하고 부서지는 튀김옷, 그 아래 오이고추의 아삭한 섬유질감, 그리고 폭신폭신 고기소의 다채로운 식감이... 거기에 반질반질한 기름, 고추의 채소즙, 생강향 밴 육즙이 거의 소룡포 마냥 입안을 흥건하게 적신다. 양도 질도 단돈 만 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 소주도 막걸리도 꿀떡꿀떡 넘어가는 맛이다. 


 위가 작아 다른 음식은 먹어보질 못했지만, 고추 튀김이 이 정도면 다른 메뉴도 적당히 괜찮겠지 싶다. 아닌 게 아니라, 재방문한 날엔 옆 테이블의 커플이 살벌하게 싸우면서도 닭도리탕을 한 점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낸 걸 보고 아... 다음엔 나도 저거 꼭 먹어봐야지... 싶었다ㅋㅋㅋㅋ. 후에 전해 듣기론 고대 커뮤니티에서도 맛있기로 유명한 집이라는데, 막걸리의 종류가 딱 장수/지평 두 종류인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어쨌거나 나는 앞으로 종종 찾을 예정인 집. 멋없이 후줄근한 분위기지만 지저분 하지는 않아서, 취기에 기대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다. 




주소: 동대문구 제기로 7-1, 전화번호: 02-953-1092

가격: 안주 1-1.5만원선, 소주/맥주 4천원, 막걸리 3-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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