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번 위스키: 불렛라이(Bulleit Rye)
큰 프로젝트를 일단락 지은 날, 신나서 밤늦게 들른 뿡갈로↖. 편하게 긴장도 마음도 푹 풀고 싶어서... 이 날은 주제를 버번Bourbon 위스키로 잡았다. 일단 버번 위스키에 대해 들은 간략한 배경지식은 100%보리 맥아만 쓰는 싱글몰트와 달리 옥수수의 함량이 51%이상이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새 오크통을 태워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참고로 싱글몰트 위스키의 경우 다른 술(e.g. 셰리 와인)을 담글때 사용한 오크통 내부를 살짝 깎아내고 사용한다고. 나는 그냥 생산지에 따라 분류되는 건 줄 알았는데... 오늘도 바에 앉아 깨알 술지식 +1 ㅎㅎㅎㅎㅎㅎ.
일단 첫 잔은 예전에 인상이 좋았던 ▶불렛 라이! 이름(Rye)에서처럼 호밀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버번 특유의 묵직하니 달큰한 향이 있고, 끝 맛에 얼핏 바닐라가 연상됐다. 도수는 45%였는데, 여타 싱글몰트에 비해선 목 뜨거운 술 기운이 훨씬 강했다. 나도 모르게 한 모금 마시고 크, 하게 됐음. 근데 그게 그냥, 오히려 독주다워서 싫지 않았음(???). 강렬하게 달달한 향에 또 많이 달지는 않은 맛, 그리고 강한 술기운이 마음에 들었다. ㅡ 가격은 남대문 기준 호밀95%인 초록 라벨이 6.8만원, 호밀보다 옥수수가 더 많이 들어간 주황색 라벨이 8.5만원선.
버번 위스키: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병 입구의 밀랍 봉인이 수작업이라, 모든 병이 조금씩 다 다르다는 ▶메이커스 마크. 불렛 라이에 비해 향 자체가 옅었고, 훨씬 부드러웠다. 크, 하게되는 알콜기운도 훨씬 덜했고 입에 감기는 느낌도 부드러웠음. 혀로 느껴지는 단맛도 이 쪽이 강한 편. 그런데 소독약같은 알콜 고유의 향도 같이 느껴졌다. 근데 바텐더분은 나랑 반대로 알콜향은 불렛 라이가 더 강한 것 같다고... 역시 사람마다 맛을 느끼는 게 다 다르다는 걸 다시 한 번 체감ㅎㅎㅎㅎ. 확실히 이 쪽이 더 달고 부드럽긴 한데, 음... 나는 개성이 강한 불렛 라이가 더 좋았다. 암튼 얘도 도수는 45%.
블렌디드 위스키: 그랜드 올드 파(Grand Old Parr) 12
버번은 싱글몰트처럼 각각 제품의 맛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래서 구분과 표현이 더 어려웠음... 위의 두 잔을 마시고, 그럼 블렌디드와 버번은 확실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을까해서 비교체험하려 주문한 ▶그랜드 올드 파. 바텐더분이 이건 그래도 몰트 위스키의 비율이 꽤 높은 편이라 괜찮은 블렌디드 위스키라고 추천해주셨음b 일단 소감은, 버번에 비해 달달한 향이 덜하다는 것. 표현할 능력이 안되지만ㅋㅋㅋㅋ 좀 더 담백한 향이기도 했고, 향 자체도 더 옅었다. 칼칼한 알콜기운도 덜한데다 끝 맛에 살짝 스모키함이 있어서 매력적이었음. 음... 버번이랑 맛이 되게 달랐는데, 단순한 맛은 아닌데, 내공부족으로 표현 불가... 일단 더 가벼웠고 맛있었다. 특히 이건 가격도 저렴해서(남대문에서 4만원대!!!) 한 병 집에 사와서 두고두고 먹을 생각이다♪
버번 위스키: 버팔로 트레이스(Buffalo Trace)
블렌디드를 맛보고 다시 버번으로 복귀ㅋㅋㅋㅋㅋ. 마지막 잔을 한참 고민하다, 그냥 병이 예뻐서 디자인으로 ▶버팔로 트레이스를 골랐다. 취기가 올라오고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한 시점이었는데도 버번 특유의 달달한 향이 올라왔다. 이건 그냥, 버번의 묵직한 단향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음. 확실히 블렌디드와는 다름. 이것도 알콜 기운이 쎈 편이라 술잔을 가까이 가져대면 눈이 살짝 시렸다. 맛은... 맛은 모르겠지만 그냥 맛있었다. ㅠㅠ. 한가지 위의 불렛 라이/메이커스 마크와 차이점을 꼽자면 이것도 스모키한 끝맛이 좀 있었다는 것? 하, 버번은 비슷비슷해서 어려웠다... 도수는 45%.
버번 위스키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일단 싱글몰트 위스키보다 맛이 덜 복합적이고 각각의 특색도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라는 것. 또 싱글몰트 위스키에서의 단맛이 사실은 달달한 향에 가깝다면 버번 위스키에서의 단맛은 정말 혀로 느껴지는 설탕같은 달달함이라는 것. 또 크아, 하게 되는 알콜 기운이 강한 편이지만 그 칼칼함이 내게는 나름의 매력으로 느껴졌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한 잔씩 우아하게 - 혹은 공부하는 자세로 집중해서 마셔야 할 것 같다면 버번 위스키는 좀 풀어지고 싶을때, 취기를 느끼고 싶을 때 편하게 마시기 좋다는 인상. 게다가 가격도 싱글몰트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싱글몰트는 한 잔에 1.2~2만원이라면 버번 위스키는 한 잔에 8천원정도!!!!! 나한텐 무슨 술이 안 맞겠냐마는ㅋㅋㅋㅋㅋ 버번 위스키의 매력을 발견한 보람찼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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