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년 전까지만 해도 <고량주> 하면 중국집에서 마시는 엄청나게 독한 술, 작은 초록색 병에 든 이상한 술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학회 뒷풀이에서 교수님들이 이 술을 시켜서 알게됐다: 고량주는 향긋하고 맛있는 술이라는 걸. 어쩌다 보니 모르는 교수님들에 둘러싸여 불편한? 자리였는데, 요 연태고량주가 유일한 벗이 되어줘서 무사히 잘 버텨낼 수 있었움ㅎㅎㅎㅎㅎ. 그 후론 종종 찾아 마시다가, 얼마 전엔 친한 선배가 이삿짐 좀 같이 날고 짜장면 먹자길래 이때다 싶어 연태고량주를 큰 걸로 한 병 샀다. 놀 계획은 언제나 신난다♪♩♬
아무튼 고량주는 고량(수수의 일종)을 주원료로 만든 증류주. 그리고 이 연태 고량주는 연태 지방에서 나온 고량주. 하지만 이 고유명사 '연태고량주'의 고량은 곡물 고량(高粱)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옛 주조기법(古釀)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암튼 도수는 34도로 여타 고량주에 비해 낮은 편이고, 고량 특유의 향도 약한 편이다. 소주처럼 한입 가득 들이킬 순 없지만 그래도 부담없이 마시기 좋고, 배(pear)가 생각나는 시원달달한 향이 돈다. 쾌쾌한 중국집의 이미지는 연상할 수 없는 달달하고 산뜻한 맛. 항상 둘이서도 중간 크기(250ml)의 한 병은 금방 비우게 된다. 그리고 진짜 마음에 드는 건 숙취 없이 말끔한 다음 날!
느끼하고 기름진 중국 음식에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지만(술도 음식도 맛이 배가되는 느낌), 개인적인 소감은 칼칼하거나 매운 음식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 매운 음식을 먹고 마시면 술이 혀를 자극해서 입안이 따갑고 음식도 부대낀다. 가격은 사진의 큰 병(500ml)을 기준으로 남대문에서 1.5만원, 보통 중국집에서 3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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