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uwerij de Molen - Bommen & Granaten (Bombs & Grenades) (330ml, 11.9% ABV, IBU 54)
볕 좋은 주말 아침에 빈집에 앉아 뜯은 보리 와인. 발리 와인(barley wine)은 처음인데, 따르면서 찐득해 보이는 질감에 탁하고 붉으스름한 빛깔이 벌써 새로웠다. 첫 모금의 느낌은 '달다 아 달다 묵직하고 달고 고소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데, 그 단맛이 꽤나 복잡하다. 건자두, 건포도로 시작해서 흔히 말하는 '몰티한 단맛'을 거쳐 태운 설탕(카라멜)으로 끝나는 느낌. 입에 감기는 느낌이 아주 씰키씰키(silky) 도톰하고, 향은 아오리 사과같이 새콤한 편이었다. 화이트 와인 같기도 하고. 아, 따르면서 올라온 아주 곱디 고운 거품은 카메라 전원 키는 동안 사라졌다. 탄산은 거의 안 느껴지는 정도.
홉의 캐릭터는 어디서 느껴야할 지 모르겠으나 맛이 다채로워서 흥미로웠던 술. 이게 무슨 맛인지, 맛이 막 많은데 뭔지 집어낼 수 없는 답답함을 못 이기고 인터넷의 시음기를 찾아봤는데 온갖 표현에 다 공감이 되는 신기한 맛이었다. 어떤 사람이 샴페인 같다니까 옹 그런 것 같다 싶다가 또 감기약같다는 평엔 어 그것도 맞네 싶고... 복숭아 향이 난다는 말에 또 끄덕거리게 되고.. 아무튼 아주 달큰한데도 복잡다단한 덕인지, 다 비울 때까지 질리지 않았다. 천천히 비우고 나니 속이 따끈해지고 나른한 기운이 올라왔다. 잘 만든 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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