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엔젤스쉐어. 투명한 바이올렛 리큐르를 쓴 버전. 시지 않아서 좋았다!
넉넉한 양의 진gin에다 레몬즙과 마라스키노 체리 리큐르, 제비꽃 리큐르를 넣고 얼음과 막 흔들어 만드는 술. 제비꽃 리큐르 덕에 은은한 회/보라빛을 띄는게 참 이뿌다. 마치 새벽, 동틀녘의 하늘 같은 느낌. 달곰한 리큐르가 두 종류나 들어가기는 하지만, 흔히들 쓰는 룩사르도는 (체리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허브/약재향이 강하고, 제비꽃 리큐르도 많은 양이 쓰이는게 아니라 과일과일 달콤달콤한 느낌은 아니다. 클래식 칵테일 답게 술이 꽤 세고 고급진 맛.
내겐 예쁜 회보라빛과 살짝만 어린 달콤한 꽃향이 포인트이면서, 입에서는 과히 달지 않게 레몬즙의 신맛과 진의 시원한 허브향/강한 술맛이 균형을 잡아주는 칵테일인데, 안타깝게도 가는 곳마다 맛도 빛깔도 아주 달랐다. 뭐 개인의 취향이지만... 레몬의 신맛이나 리큐르의 단맛을 강조하는 곳들을 만날 때면 도도한 에비에이션이 흔하디 흔한 새콤달콤 진 베이스 칵테일이 되어버린 것이 넘 슬프다. 사람마다 바텐더와의 궁합을 가늠하는 자기만의 칵테일이 있던데, 내겐 에비에이션이 딱 그 격이다. 다양한 스타일이 다 나름의 매력을 갖는 맨하탄/마티니와 달리 에비에이션은 내가 원하는 맛이 상대적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 처음 간 곳에선 에비에이션을 시켜선 신맛을 얼마나 잡았는지, 붉푸르스름한 빛깔과 고급스런 꽃향을 얼마나 살렸는지를 보곤 한다. 그치만 긴장감을 잃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의 에비에이션은 만나기 쉽지 않다. 사이드카와 더불어 실패율이 높은 칵테일 중 하나. 겨우내 잊고 살았는데, 꽃피는 계절이 돌아왔으니 슬슬 다시 도전을 시작할 생각이다.
@홍대 팩토리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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