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뱀부 Bamboo
@한남동 마이너스
드라이한 셰리 와인과 드라이 버무스로 만드는 칵테일(+앙고스투라 비터, 오렌지 비터, 오렌지 필). 셰리와 버무스 모두 와인을 강화한 술이라 잘 어울리는 건 물론이고, 도수도 높지 않아 누구나 후루룩 마시기 쉽다. 쿰쿰한 셰리를 버무스 덕에 맑고 싱싱하게 마시는 느낌. 여름에 식전주로, 아님 바에서 첫 잔으로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하나 재밌었던 건 레시피가 '드라이' 셰리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피노 셰리만 쓸 경우 맛이 좀 싱거웠다는 점. 당도가 높지 않은 아몬티야도/올로로소를 쓰거나, 이를 피노와 섞었을 때가 셰리의 쿰쿰한 견과류 향이 풍성하면서 맛있었다. 버무스 베이스의 달지 않은 칵테일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술.
2. 셰리 마티니
@신촌 바코드
드라이 마티니에 버무스 대신 셰리를 넣은 칵테일(진+셰리). 다만 마티니의 비율이 보통 5~6:1인 것과 달리 셰리 마티니는 2:1 정도로 만든다. 레시피가 단촐한만큼 진의 허브향과 셰리의 쿰쿰한 향이 입안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걸 느낄 수 있어 재밌다! 단순, 깨끗하기로는 뱀부와 비슷하면서 도수가 확연히 높은 술. 운이 좋아 칠그로브/보타니스트처럼 맛있는? 진으로만 마셔봤는데, 한결 담백한 비피터/고든스로 만들면 어떨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진의 비율이 높지 않아 드라이 마티니보다는 훨씬 마시기 쉽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은 아니지만 셰리와 진을 사랑하는 내겐 으엄청 매력적인 칵테일.
3. 셰리 코블러
@연남동 올드패션드
자잘한 알갱이 같은 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오렌지 등의 과일과 설탕을 마구 섞은 셰리를 부은 칵테일. 오렌지/레몬류의 새콤한 과일맛이 더해진 데다 도수가 높지 않아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술인데 무려 1800년대부터 전해져오는 칵테일이라고. 어떤 종류의 셰리를 쓰는지에 따라 당도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고, 가니쉬에 따라 코로 올라오는 향이 달라서 맛의 폭이 꽤 넓다. 개인적으로는 소복히 쌓인 얼음 위로 민트 이파리를 올린 셰리 코블러가 참 좋았움. 아재 입맛인 내겐 주스 같아서 자주 마시는 술은 아니지만 클래식은 괜히 클래식이 아니다. 셰리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칵테일.
4. 업투데이트(up-to-date)
@신천 비바라비다
셰리와 그랑 마니에, 라이 위스키(+앙고스투라 비터)를 섞은 칵테일. 술의 가짓수가 늘어난 만큼 셰리의 존재감은 줄어들고, 그랑 마니에의 오렌지 맛이 새콤달콤하게 도드라진다. 원래 레시피는 드라이 셰리로 되어 있는데, 업투데이트는 당도가 좀 있는 셰리를 써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달콤한 편이지만 위스키/그랑 마니에르 모두 도수가 높아 마냥 만만하진 않다. 라이 위스키의 스파이시한 맛도 은근히 불러내는 독특한 칵테일. 개인적으로는 그랑 마니에르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몇 안되는 칵테일인 것 같다.
5. 셰리 뉴욕 사워
@타이페이 온스Ounce
위스키 사워(위스키, 레몬 즙, 설탕, 계란 흰자를 셰이킹한 술) 위에 그냥 와인 대신 셰리 와인을 올린 칵테일. 새콤달콤 위스키 사워는 부드러운 거품과 질감이 매력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뭔가 2% 부족했는데, 셰리 향을 더하니 그제서야 레시피가 완성이 된 느낌! 재료도 많고 셰이킹을 거치는 만큼 밑술은 도수가 높고 맛도 센 라이 위스키를 쓸 때가 맛있었고, 셰리는 달지 않으면서 향이 풍부한 아몬티야도를 쓰는 게 좋았다. 달고 부드럽고 재료가 많은 칵테일은 잘 안 마시는데, 셰리 뉴욕사워만큼은 종종 찾아 마신다. 질감도 도톰하면서, 즐길 수 있는 맛이 풍성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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